하다보면 쌓인다

- 알지만 시작하지 못하고 있을 뿐

by 성소연

시작은 늘 어렵다.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핑계로,

마음 속에서 수없이 미뤄진다.


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 있는데,

막상 하려면 괜히 숨이 가빠진다.


잘 해내야 할 것 같고,

의미가 있어야 할 것 같고,

남길 만해야 할 것 같아서.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또 하루가 지나간다.


그런데도 삶은 이상하게도,

한 번이라도 움직이면 반응을 한다.

아주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오늘 쓴 한 줄,

오늘 걸은 십 분,

오늘 미뤄두지 않은 사소한 선택 하나.

그건 눈에 띄지 않게 쌓인다.

당장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지만,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그 ‘별것 아닌 오늘들’이 나를 조금 다른 곳에 데려다 놓는다.


그래서 결국 해야 한다.

대단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완성도가 낮아도,

서툴러도, 방향이 조금 어긋나도.

일단 해보는 사람만이 다음을 고민할 수 있다.


쌓이는 건 결과보다 시간이고, 시간은 정직하게 나를 증명해준다.


오늘이 제일 젊은 시간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무겁다.

내일이 더 나을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고,

오늘의 미룸은 그대로 나의 습관이 된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젠가 하고 싶었던 사람이 될 뿐이다.


그러니 오늘도 아주 조금만 하자.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다.

다만 오늘의 나를 내일로 미루지 않기로 하자.

하다 보면, 정말로 쌓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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