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보기]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면, 정말 좋을까?

by 타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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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한 분야에서 실력과 커리어를 갖춘 전문가들이 대중의 사랑까지 독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 같았으면 재야의 고수로 불렸을 이들이 SNS를 위시한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인플루언서로 활약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은 것이다.


특히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리즈 방영 이후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스타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오죽했으면 무당, 역술인들을 모아두고 자극적인 오디션을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생겨났으니 말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스타가 되고 싶은 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모든 이들이 스타가 되진 못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일까.


꽤 오랜 기간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전문가들을 보면, 각자의 방식으로 대중의 언어를 잘 소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실력만 좋다고 대중들이 택하진 않는 것이다. 최고 수준의 실력은 거의 기본값으로 여겨질 만큼 대중의 눈은 높아져 있다.


이렇게 스타 덤에 오른 전문가 중에는 타고난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대중과 마주할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사례도 있고, 자기 전문분야에 심취했던 매니아틱 한 포인트로 대체 불가한 캐릭터가 된 사례도 있다. 물론 기존의 문법처럼, 예쁘고 잘생긴 외모와 호감형 스타일의 후광을 받는 사례도 존재한다.


과거에도 유명 전문가들이 TV에서 방송인으로 활약하는 경우는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대중과의 밀접도일 것이다. 예전에는 스타 전문가와 대중 간의 거리가 그렇게 가깝지 않았다.


스타들은 잘 만들어진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만났고, 자신에 대한 반응도 기껏해야 뉴스나 커뮤니티 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스트리밍 방송에서 말 한마디마다 채팅이 달리고, 한마디 실수하면 방송이 끝난 뒤에도 개인 SNS에 정제되지 않은 피드백들이 잇따른다.


이름이 알려진 탓에 치러야 할 유명세의 세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중과 가까운 만큼 뉴페이스도 얼마든지 떠오를 수 있지만, 꾸준히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만큼 손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인플루언서를 꿈꾸거나 유명해지길 바라는 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대목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유명인에 대한 평가가 엄한 편이고, 개인정보도 비교적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보니 유명세의 부담이 더욱 클 수 있을 듯하다.


자칫하면 유명세는 필요 이상으로 치르고, 막상 유명함으로 얻은 이익은 미미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평범하게 자기 분야에서 활동했더라면, 경험하지 않아도 됐을 불상사를 마주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면 정말 좋겠지만, 동요 속 아이처럼 어리지 않은 우리는 각자 살아온 삶 자체를 대중의 잣대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당근과 채찍을 모두 쥔 대중은 언제나 사랑만 주진 않는다.


게다가 요즘 세상에는 삐뚤어진 시기심에 누군가의 미진함만을 들춰 가라앉게 만드는 무리들도 다분하다. 어쩌면 현시대에 스타가 된다는 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 본 포스트는 논객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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