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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dNoTe Apr 27. 2022

다시 찾은 올레길 1-1코스

제주올레길 01-1코스 : 우도 - 올레 (2020.04.23)

22일은 1코스와 2코스의 중간지점까지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다음날은 전날의 코스를 이어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좋지만 성산에 있는 만큼 우도로 가는 성산포항과 더 멀어지기 전에 01-1코스인 우도 올레를 진행하기로 했다. 22일 체크인했던 코업시티호텔 성산은 우도 일정을 위해 하루 더 연박을 신청하고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까지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 당일까지 잘 알아보고 일정을 정하는 것이 좋다. 배가 뜨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배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우도행 배를 타기 위해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로...

10:53분 호텔에서 나와 도보로 성산포종합여객터미널로 이동했다. 도착시간은 11:16분. 20분 넘게 걸렸다. 택시 타면 빠른데 2~3분 거리인지라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택시 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매표소에서 승선 신고서를 작성하고 표를 구입한다. 출발은 11:30분, 우도랜드 2호를 타고 우도 천진항으로 들어간다.

우도랜드 2호 타고 우도로 출발. 차량을 가지고 갈 수도 있다.

객실 내부 장판에 앉아 담소를 나누다 보면 금방 우도에 도착한다. 20분도 안 걸렸던 거 같다. 우도는 하우목동포구와 천진항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데 천진항의 배간격이 30분 간격으로 기다리는 텀이 짧은 편이다. 우도 올레의 경우 시작/도착 A, B가 있다. <A는 천진항에서 시작/도착>, <B는 하우목동향에서 시작/도착>으로 입항하는 항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천진향에서 하선한다. 2015년(좌) 2020년(우)

5년 전 사진을 보니 2015년 4월 22일이다. 오늘이 23일이니 5년하고 1일 만의 우도 올레.

천진항의 스탬프 간세. 2015년(좌) 2020년(우)

11:54분 천진항을 시작점으로 스탬프를 찍는다. 바로 앞의 도항선 대합실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12:00가 되어서야 본격적인 우도 올레를 시작했다.

천진리 마을 안쪽으로 들어간다.

섬이라 그런지 바람이 매우 강하다. 마을 쪽으로 조금 들어가자 천진리 마을회관이 나왔다. 회관을 지나 좌측으로 돌면서 섬을 시계방향으로 돌겠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우도의 남쪽이다 보니 제주도로 치면 서귀포에서 시계방향으로 올라가는 느낌일 것이다.

성산일출봉과 보리를 보며 리본을 따라...

마을을 지나 밭과 돌담 길을 걷다 보면 탁 트인 섬의 저편에 성산일출봉과 지미봉이 보였다. 오늘도 하늘이 매우 푸르고 쾌청하다. 시원한 풍경에 기분이 좋아진다.

우도답게 저 멀리 소가 보였다. 2015년(좌) 2020년(우)

들판 저편의 소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5년 전에도 이 들판에서 소가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들판을 지나 천진길의 작은 마을을 지나면 다시 해안로가 나온다. 하우목동항의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판과 올레의 이정표 방향을 바라보면 산호해수욕장이 보인다. 우도를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렌트 차량, 스쿠터, 미니 전기차를 타고 해안로를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올레꾼은 주의가 필요하다.

하우목통항까지 1.4km.
우도 산호해수욕장.

우도의 산호해수욕장은 산호 해변, 서빈백사, 홍조단괴 해변과 같은 명칭이 있다. 서빈백사란 눈이 부시도록 하얀 모래가 펼쳐져 있는 모래사장이 있어 서빈백사(西濱白沙)라 하고, 이 모래사장의  하얀 모래가 산호 파편으로 알려져 산호 사 해빈이라고도 하였다. 최근에는 해빈 퇴적물의 구성 요소가 홍조류가 만들어낸 하얀 분비물과 조가비로 즉, 홍조단괴임이 밝혀져 홍조단괴 해빈이라고도 한다. 복잡하니 그냥 하얗다 못해 푸른빛이 돈다는 백사장에서 산호빛 바다를 즐기자. 천연기념물 제438호.

하우목동향으로...

산호해수욕장을 지나 해안로를 따라 걷다 보면 멀리 하우목동항이 보인다. 해안로와 들판을 지나 도착한 하우목동항. 13:18분.

하우목동항 스탬프 간세. 2015년.

하우목동항의 대합실만 잠깐 들어갔다가 나와 올레길을 이어간다. 풀밭을 걷다 보면 말들이 많다.

우도지만 말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

말들은 사람이 익숙한지 자꾸 다가온다. 사진을 찍기 위해 뷰 파인더에 눈을 대고 있자면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왔다. 쓰다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유작가는 내가 동물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함부로 말을 만져서는 안 될 거 같기도 했다. 줄 먹이도 없는데... 점점 부담스러워진다. 말들이 있는 곳은 항상 말똥을 주의하며 걷도록 한다.

앞서 걷는 올레꾼. 우도의 자연을 만끽하며 걷는다.

오봉리 경로당을 지나 파평윤씨공원 옆 샛길을 따라 걷는다. 다시 해안로를 만나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방사탑과 카페.

방사탑을 지나 근처 카페에 앉아 잠깐 경치를 감상한다.

경치가 좋아 카페에 잠깐 앉아 경치를 바라본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이다. 14:19분. 카페에서 케익이라도 먹고 갈까 했지만 중간지점이 코앞이라 바로 출발하기로 한다.

하고수동해수욕장과 중간 스탬프 간세(범선국수 앞) 2020년.

부드러워 보이는 하얀 백사장과 초록빛 바다의 하고수동해수욕장. 조그만 의자에 앉아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부드러운 백사장도 밟아본다. 해변 끝에 다다르면 범선국수가 보이고 중간 스탬프 간세가 나온다. 스탬프를 찍고 시계를 보니 14:35분이다.

짚라인을 타는 장소도 있었는데 조용했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으면 7km 지점(14:41분)의 조일리복지회관이 나오고 알록달록 정자를 지나 저 멀리 보이는 우도등대를 향해 천천히 나아간다. 짚라인 타는 장소 근처에 검멀레 해수욕장이 있었지만 올레길 이정표를 따라 그냥 걷기로 한다. 언젠가 렌터카를 타고 가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검멀레라는 명칭은 해안의 모래가 전부 검은색을 띠고 있는 데에서 유래했다. 작은 규모의 해수욕장으로 해안 끝에는 우도 8경 중 제7경인 검멀레 동굴이 있다.

우도봉을 향해 가는 길. 2015년(좌) 2020년(우)

간세의 머리 방향으로 계단을 올라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 중간중간 멋진 풍경도 감상하고 올라온 길도 되돌아보며 걷다 보면 완만한 길이 나오고 9km 지점에 다다른다. 15:20분.

마을 풍경과 바다가 아름답다. 2015년(좌) 2020년(우)

우도등대를 향해 걷다 보니 저 멀리 연기가 보였다. 우도는 아니였고 성산일출봉 주변인 듯했다.

성산일출봉에서 연기가... 15:22분.

알고 보니 이날 성산일출봉 잔디광장에 불이 나 40여 분 만에 진화됐다는 뉴스를 봤다.

[현장영상]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화재...1명 부상

연기를 보며 심상치는 않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연기가 보이지 않아 까먹고 있었는데 화재가 난 것이었다. 차후에 알게 된 사실.

우리의 소중한 천연기념물을 화재로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유채꽃이 있던 곳에 꽃은 보이지 않는다. 2015년(좌) 2020년(우)

우도 저수지와 저 멀리 제주도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는다. 그리고 코앞에 있는 우도 등대로 향한다.

등대와바다

우도등대.

우도등대는 제주도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등대로 하얀색의 등대는 1906년에 설치되어 노후로 폐지되기까지 97년간 운영하였다. 하지만 항로표지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원형대로 영구 보존하게 되었다. 붉은색 머리의 등대는 2003년 12월 신축된 원형의 콘크리트 등대로 대형 회전식 등명기를 설치. 50km 밖에서도 확인 가능한 불빛을 비추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 최초 등대인 우도 등간도 원형대로 복원되어 있고 건강과 다산을 상징하는 설문대할망과 우도등대 스탬프도 눈의 띄었다. 스탬프 찍는 게 주 업무라 우도등대 스탬프도 찍어둔다.

우도 등대공원의 등대 모형. 파로스 등대는 흥미로운 내용을 가지고 있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우도 등대공원이 나온다. 국내외 유명한 등대 모형 14점이 전시되어 있고 등대를 테마로 한 공원이지만, 등대에 큰 관심이 없어 몇 장 찍지 않고 내려온다.

등대공원을 내려오면서... 사자 머리 같은 암벽도 보인다.

등대공원에서 내려와 다시 말들을 만났다. 5년 전에는 소도 적당히 보였는데 이번 우도 올레는 소보다 말이 많다. 등대공원을 내려온 시점에서 우도봉(소머리 오름)으로 올라갈 수 있다. 올레길은 우도등대를 내려와 천진항으로 가기 때문에 우도봉을 가려면 지도 앱을 이용해 둘러보고 내려오는 것이 좋다. 우리는 당시 몰랐기 때문에 우도봉은 가보지 못했다. 우도는 소가 누워 머리를 든 형상을 한 섬인데 오름 남쪽에 위치한 정상부를 소의 머리라고 하여 우두봉 또는 소머리, 쇠머리, 섬머리 오름, 도부봉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다시 천진항을 향해...

내려오는 길 범블비와 뱀인 줄 알았던 도마뱀. 그리고 저 멀리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시작점이자 종점인 천진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시작점이자 종점 천진항.

16:33분. 스탬프를 찍고 01-1 코스 우도 올레를 마친다. 거의 12:00시에 시작한 셈이니 4시간 반 걸린 셈이다. 천진항에 도착하고 대략 1시간을 기다린 후 성산항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었다.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17:48분.

호텔로 돌아가는 길.

왔던 길처럼 가는 길 역시 도보로 돌아간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18:07분. 저녁은 호텔 근처의 교촌치킨에서 주문한 치킨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우도는 완만한 경사의 걷기 좋은 섬으로 작고 아름다운 해변가와 소소한 마을 풍경, 들판의 말과 우도등대 등 우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즐기고 온 하루였다. 우도 올레는 길이가 약간 짧은 만큼 일찍 들어가서 여유롭게 즐기고 나오는 것이 좋을 거 같다. 어차피 섬으로 가는 일정은 하루가 온전히 소비된다. 걷기 중간중간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일정을 짜면 더욱 즐거운 여행길이 될 것이다.


작지만 땅콩같이 알찬 우도 올레.


땅콩 먹고 싶다...


성산을 벗어나기 전에 우도 올레를 즐기는 게 좋겠다. 벗어나면 다시 찾아오기 번거롭다.


총 길이 : 11.3km

소요시간 : 4시간 30분 (공식 4-5시간)

난이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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