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라앉으면 어쩌나

by 유현


요즘은 괜찮다.

깊이 생각하지 않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된다는 생각이 기본값으로 깔려 있으니 과거에 일어난, 그리고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상담을 받은 지도 두 달이 지나고 있다. 상담을 하며 생각을 깊게 들어가니 일상 속에서는 생각에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생각을 깊게 들어가지 않는 것은 좋다. 그래서인지 일상생활도 예전보다는 편해졌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든다. '나 지금 좋은 상탠데, 또 밑으로 한없이 가라앉으면 어쩌지'라는 생각. 이런 생각이 들 법도 한 것이, 작년 이맘때쯤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으니, 지금의 공기의 냄새와 세상의 분위기가 작년 이맘때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다시 가라앉는다면 약을 늘리던지 바꾸면 되는 것인데, 슬슬 찾아오는 불안은 나를 두렵게 만든다.

이전 01화바닥 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