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살 유가족입니다.
자주 가는 자살 유가족 자조 모임이 있는데,
저는 그 사람들이 참 좋습니다.
이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은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를 위합니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안부를 묻고,
필요한 도움과 응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낯선 이들보다 서로에게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서로가 잘되기를,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 마음이 참 어여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분명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인데도,
종종 삭막하다 느낍니다.
미디어를 통해
상대를 이용하고, 시기하고, 실패를 바라는 마음을
자주 접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다르다는 걸 저는 압니다.
구급차가 지나가면 홍해가 갈라지듯 길을 내어주는 사람들이 이 사회의 다수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아무 조건 없이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저는 자살 유가족 모임에서
그 ‘살맛’의 감각을 자주 느낍니다.
살맛 난다는 것은,
그저 즐겁다는 뜻이 아니라
그래도 살아갈 만하다는 희망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런 감각을
조금 더 자주, 더 넓게 경험할 수 있다면
자살률도 조금은 낮아지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안부,
이해관계없이 건네는 응원,
조건 없는 연대가
사람을 살게 한다는 것을
저는 이곳에서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