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문을 여니, 톰 미쉬의 기타 선율이 공간을 부드럽게 감쌌다. 베이스와 일렉 기타의 리드미컬한 울림에 가슴이 살짝 뛰었지.
그때 동료가 건넨 100g에 5만 원짜리 게이샤 원두. 포도 향이 섞인 그 커피에 우리는 소믈리에가 된 듯 오감에 몰입했어. 이게 어떤 향일까, 어떤 풍미가 내 혀를 감싸길래 다른 커피보다 묵직하면서도 여운이 깊을까를 신난 듯 떠들었지. 일이 아닌 감각에 대한 이야기가 길게 오갔다.
그 여유는 오후까지 이어졌다. 농담도 더 자주 주고받고, 바쁜 와중에도 소파에 기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어. 커피 잔에 물을 타서 마지막 향까지 음미하고, 사무실은 어느새 웃음이 가득한 오후로 변해 있었다. 오늘은 감각이 이끈 리듬에 맞춰 흘러간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