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것들
2025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악인 상을 받은 싱어송라이터 한로로가
울먹이며 수상 소감을 말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지 않았으면 해서,
진심을 다해 음악을 썼습니다.”
꼭 의사만 사람을 살리는 것은 아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람을 살린다.
의사는 생명을 살리고
음악은 한순간의 위로로 아픔을 잊게 한다.
오늘 퇴근길,
사무실 입구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어제까지 없던 화분이 놓여 있었다.
봄을 맞이하듯
새파란 잎 사이로 진한 분홍색 꽃이 피어 있었다.
어쩌면 조금 촌스러울 법한
루즈 같은 색의 풍성한 화분 다발.
아름답다.
봄이다.
꽃도
사람을 살린다.
퇴근 후에는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다.
고양이가 있는 사무실이다.
한 주 한 주 지날수록
그 아이의 털이 점점 찐다.
처음 봤을 때는
마른 닭백숙 같아 걱정이 될 정도였는데
이제는 털이 풍성해져
뚱땡이가 되어 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냥냥거리며 달려오는 아이.
머리를 부비며
살갑게 다가온다.
그 살랑거리는 귀여움이
큰 위로가 된다.
나는 무엇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을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다정한 전사’가 되고 싶다.
다정함이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삭막한 세상이다.
모두가 생존을 향해 달려간다.
그 사이에서
불쑥 건네지는 친절과 다정함이
세상을 조금 살 만하게 만든다.
하지만 때로는
다정함만으로 부족하다.
너무 쉽게 상처를 주고
너무 쉽게 칼을 휘두르는 세상에는
맞서 싸울 전사도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다정하면서도
그릇된 것과는 싸울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