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사소하고 작은 일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중에서.

by write ur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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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넘은 시간의 빗소리.

깊은 밤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그널 음악.

바다 위에 뜬 초승달.

어디서든 문득 불어오는 바람냄새.

11월, 바닥을 구르는 플라타너스잎.

커다란 나무의 그림자,

버스 창문을 열고 건너는 서울의 한강 다리 위.

풀냄새가 나는 뉴질랜드산 화이트와인.

0.4밀리로 가느다랗게 써지는 펜.

꼬부라지고 좁디좁은 골목길을 걷는 것.

한겨울 따뜻하게 데운 사케가 담긴 잔을 조용히 바라보며 앞에 앉은 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속눈썹을 가까이에서 손을 뻗어 세어보는 일.



.... 내가 사랑하는 사소하고 작은 일들.

하지만 어쩌면, 너무나 소중해서 절대로 사소하지 않은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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