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중에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선택한 전공이 내 삶을 결정짓는 것도 아니었다. 회사에 입사했다고 완전한 사회인이 되지도 않았다. 그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어떤 결론도, 완벽함도 이 세상에는 없다는 걸 깨닫는 데에는 인생의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시간은 멈춤없이 끝없이 움직이고 내가 선택하는 것으로 인생의 결말같은 건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를 선택하면 또 다른 선택이 밀려오고, 하나가 끝나면 다른 일이 시작된다. 함부로 단언할 수 없는 일이 인생의 도처에 널려있다. 그래서 삶이란 하루하루 묵묵히 살아가는 일, 통과하고 걸어가는 일이다.
그러니까.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무엇을'보다는 '어떻게'에 대한 답을 갖고 있어야겠다. 어디로 무엇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닌, 묵묵히 통과하는 일이니까. 어떻게 지나갈지를 매일 고민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