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효훈 Sep 18. 2023

나고야 시내에서 뭐봐요?

노잼도시에도 갈 곳은 있다, 나고야 시내 스팟 6곳

나고야에 3박4일 있는 동안, 외곽으로 갈 일이 많았지만 이곳저곳 나고야 시내를 둘러보기도 했다. 나고야는 주요 관광지(?)라고 할만한 것들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편인데, 사카에-히사야오도리 공원을 중심에 두었을 때 '시내'라고 할만한 정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도 그렇게 오래 이동하지는 않는다.


나고야가 대표적인 '노잼 도시'라고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볼 거리가 아예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의 장소가 '최고'라거나 '나고야만의 것'이라고 하기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만, 노잼도시기에 가지고 있는 '한적함'이 나고야의 장점이다. 여행을 하며 보다 조용히, 여유롭게 일본을 느낄 수 있다.



1. 사카에


시내의 중심. 나고야의 대표 명소라고 할 수 있는 TV타워나 오아시스21과 이어진 곳이고, 다양한 쇼핑몰이나 건물들도 이 곳을 중점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래저래 지나다닐 수밖에 없는 곳. 관람차도 이 인근에 있다. 숙소가 사카에에서 멀지 않아 주로 걸어다녔는데, 미츠코시 백화점을 비롯해 다양한 건물들이 많아 이리저리 일본의 도시 느낌을 내기에도 괜찮다.




2. 오스 상점가





나고야에서 빌딩 위주가 아니라, 시장 느낌의 가게들이 있는 곳. 우리가 일반적으로 '일본의 상점 거리'라고 생각했을 때 떠올릴 법한 모습과 유사하다. 물론 천장에 지붕이 달려 있는 아케이드 형식이기에 노상이라고 하기엔 조금 느낌이 다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볼 것이 많거나 독특하다고 하긴 어려웠지만, 일본 느낌을 가진 대표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나고야에서 유명한 대만식 라면이나 여러 길거리 음식 따위도 만날 수 있다. 천천히 1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고, 빠르게는 30분도 구경은 가능하다. 아케이드 바깥에도 다양한 가게들이 있어 조용하게 구경하기엔 적당한 편.




3. 가쿠오잔 상점가



가쿠오잔 상점가는 인사동/삼청동/북촌/서촌 같은 곳. 다닥다닥 붙어 있고, 1층에 가게가 있고 2층에 주택이 있는 과거 일본식 건물들이 있는 거리다. 그 거리엔 옛날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가게도 있고, 새로 들어온 '힙'하고 젊은 감각의 가게들도 있다. 다만 그 거리 자체가 15분 정도면 끝에서 끝을 걸어갈 수 있는 정도라, 오래 시간을 보내기엔 아쉽다. 방문하였을 때도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아 실질적으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다. 다만 나고야에서 시작해 일본 전역에서 성업 중이라는 '코메다 커피' 지점을 들어갔는데, 일본식 카페의 정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썩 괜찮았다. 푹신하고 편안함을 강조한 좌석 배치, 각종 음료와 간단한 음식 따위를 파는 형태. 




4. 나고야 TV타워




나고야를 상징하는 장소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TV타워일 것 같다(정식 명칭은 주부전력 미라이타워). 나고야가 꼽을 게 비교적 없다는 점도 있겠지만(...), 도쿄 타워도 도쿄를 상징하는 대표 랜드마크인 것처럼 타워는 꽤나 독창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그 앞에 방문하면 꼭 '이 도시를 왔다'라고 생각이 들게 되니까 말이다. 나고야 TV타워는 도쿄타워처럼 크거나 예쁘지는 않다. 제3의 도시이자 노잼도시 대명사라는 나고야에 걸맞는 느낌이다. 하지만 굳이 '최고'만을 여행에서 꼽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TV타워도 썩 괜찮다. 숙소에서 아주 가까웠던 터라 밤이면 TV타워까지 산책을 다녀오곤 했다. 


나고야는 '아이치 현'과 묶어서 가는 경향이 있는데, I LOVE AICHI는 꽤 귀여웠다.
TV타워를 끼고 있는 히사야오도리 공원엔 젊은 감각의 가게들도 많다
늦은 밤엔 까닭모를 버스킹과 집에 들어가기 싫은 각종 젊은이들이 남아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5. 도쿠가와 정원



2주 간의 일본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그 중에는 도쿠가와 정원이 들어갈 것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도쿠가와 정원이 말 그대로 '엄청나다'라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이름에서부터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떠올리게 되는 이름만큼 웅장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도쿠가와 정원의 가장 큰 장점은 '한적함'이다. 일본식 정원을 둘러볼 때 만큼은 조용함과 여유로움이 필요한데, 도쿠가와 정원은 느껴지는 이름 값에 비해 정말 조용하다. 입구도 크지 않고, 평일 기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 


굉장히 더웠던 날이었는데, 역에서도 10분 정도를 걸어 도착한 정원의 한적함이 예뻐 꽤 신이 났었다. 내부에 있는 카페에서 간단히 음료를 마실 수도 있고, 넓은 호수 뒷편엔 일본식 정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들로 가득하다. 나고야 성 입장권을 구매할 때 세트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나고야 성에서 이래저래 30분 정도는 걸리므로 감안할 것. 도쿠가와 정원이 있는 곳 주변이 한적한 주택가라는 점에서, 그런 풍경을 좋아한다면 오가는 길도 재밌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고야 성보다 훨씬 좋았다.


도쿠가와 정원으로 가는 길



6. 나고야 성




우리가 상상하는 일본식 성채의 대표 그 모습이다. 오사카 성/구마모토 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으로 꼽힌다고. 오사카 성을 가봤던 개인적 경험으로서는, 사실 '똑같다'라고 느낄 정도로 별 차이가 없다. 나고야 성이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사카 성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생각하면 비슷한 것이 이해가 가기는 한다. 개인적으로는 오사카 성의 규모가 더 크다고 느꼈는데, 규모가 넓어도 구경할 게 많지 않다면 지치기만 할 뿐이므로 여행자 입장에서는 '적당'한 게 좋을 수도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천수각을 비롯해 다양한 공간이 공사 중이었는데, 성 인근에 기념품 샵과 같은 공간들도 있어 둘러볼 거리가 아예 없지는 않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일본 성채에 대해 두번째로 봐도 큰 감흥을 느낄 만큼은 아니었기도 하고, 외부에서 그 모습을 둘러보는 것은 오랜 시간 즐기기엔 애초에 쉽지 않은 일이라 말 그대로 '다녀왔다' 정도가 남았다. 물론 나고야를 왔는데 둘러보지 않기엔 아쉽지만, 큰 기대를 하고 가기엔 실망할 수도 있다의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는 일본식 성채를 볼 때 제일 재미있는 점은 '해자'다. 깊고 넓은 해자를 보고 있자면 이 성을 기반으로 전투가 일어났을 때를 상상하게 된다. 


성 앞에 있는 아이치현 청사
오사카 성과 굉장히 흡사한 그 모습.



7. 그리고 여러 나고야의 풍경들



나고야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도시는 아니다. 하지만 일본을 둘러본다고 생각하면, 이래저래 나쁘지 않았다. 시내 관광할 때 거리가 멀지도 않았고, 전철이 잘 다녀서 교통편이 크게 불편하지도 않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불편함이 있기도 했지만, 그만큼 일상에 섞여 들여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도 꽤 즐거웠다.


작가의 이전글 일을 이어나가는 힘은 무엇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