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바다 위 하얀 구름 뭉치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서로 뭉쳤다가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오면 어느샌가 내가 본 구름은 사라지고 없다. 한눈을 팔면 작은 덩어리가 새로 생겨있거나, 두 덩어리가 모여 커다란 한 덩치가 되어 있다. 조물딱 조물딱, 구름은 스스로를 열심히 빚어낸다. 턱을 괴고 앉아선 그런 구름의 재롱을 바라본다. 이번엔 또 무엇을 만들어 주려는 걸까?
한참 모양새를 바꾸던 구름은 몽글몽글한 코끼리 인형 하나를 하늘 위에 앉혀놓았다. 코끼리 인형은 나를 등지고선 섬 위에 둥실둥실 앉아있다. 꼬옥 안으면 비누 향이 날 것만 같지만 그 뒷모습은 상념이 묻어난다. “무슨 고민이 있길래 바다 너머를 우두커니 바라보는 거니?” 나는 그런 코끼리 인형의 골똘한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너의 몽글한 모습을 한없이 들여다보아도, 그 몽글한 구름에 감춘 너의 생각을 읽을 수 없다. 나의 시선 끝에는 너의 뒷모습이 걸려있는데, 너의 시선은 무엇을 향하는지 알 길이 없다. 그렇게 나는 널 궁금해하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밖에는 너에게 닿을 길이 없다. 너의 마음이 가는 곳은 알 수 없어도, 나의 마음이 너에게 기우니 너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오늘 나의 마음은 바다 위 너의 뒷모습에게로 기운다.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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