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24.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기 전의 저녁하늘은 차분하고 매력적인 배경이다. 한낮의 하늘색과는 다르게 겨울 바다처럼 짙은 파란색을 하고선, 천천히 흐르는 구름의 작은 움직임을 돋보이게 한다. 깊은 바다처럼 짙은 색의 하늘 위를 느릿느릿 움직이는 구름은 달을 품 안에 가뒀다가 놓아주기를 반복한다. 구름의 나른한 움직임이 꿈가루를 뿌리기라도 한 걸까. 짙은 바다를 항해하는 구름이 오늘따라 유독 몽환적이다. 짙어진 파란 하늘은 조금만 더 어두워지면 남색이 되어 빛나는 별을 더 반짝이게 하고, 조금 더 어두워지면 하얀 달이 더 뽀얗게 보이도록 도와준다.
추수의 계절이 오면, 짙고 푸른 바다는 노랗고 빨간 물고기가 넘치는 풍요로운 바다가 된다. 가로수라는 산호초를 집으로 삼는 이 물고기는 산호초 주변에서 바람을 따라 살랑거린다. 고기잡이 배의 조명처럼 가로등이 나무 위 물고기를 비추면, 물고기는 신이 나서 제 비늘을 자랑한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단풍 물고기들은 짙고 푸른 바다를 장식한다. 그렇게 고개를 들어 차가운 저녁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눈앞에 펼쳐진 가을바다를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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