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

2023. 10. 25.

by 다이안 D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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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하늘에 걸렸는데도 도시는 여전히 분주하다.

퇴근하는 사람들의 집을 그리는 빠른 발걸음, 저녁식사를 향하는 굶주린 발걸음, 낯선 나라를 여행하는 호기심 어린 발걸음, 수많은 발걸음들이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을 담고선 도시를 누빈다.


건물 사이의 하얀 달은 밝게 빛나며 밤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린다. 하지만 아무리 달이 열심히 빛나도 불 켜진 사무실의 창문만큼, 큰 글자와 그림을 수놓는 전광판만큼 밝지는 못했다. 달은 열과 성을 다하며 인간에게 휴식의 시간이 왔노라 알리지만, 고민과 불안에 쫓기는 인간은 미처 달빛을 보지 못했다. 인간은 그렇게 스스로 만든 빛 아래에서 그림자 같은 상념과 함께 부산한 밤을 지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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