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엠마한 Feb 23. 2021

13. 봄이 왔네

‘2021 S/S 시즌 트렌드 키워드’

  쌓아둔 빨래를 돌려야 하는 휴일이다. 가벼운 먼지를 털어 세탁조에 넣으려는데 창 밖 공기에서 제법 봄 냄새가 난다. 마스크를 쓴 채로도 느껴지는 달라진 공기의 결. 슬슬 옷장 정리를 할 타이밍이다. 두꺼운 스웨터, 터틀넥, 니트 스타킹, 기모 팬츠 등등 추위에 유난히 취약한 몸을 몇 겹씩 감싸주었던 녀석들은 이제 깨끗하게 세탁해서 서랍 깊숙이 넣어 둘 것이다. (손발이 찬 편이라 도톰한 겨울 양말은 새벽 출근길에 한두 번은 더 신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 빈자리를 채울 가볍고 산뜻한 옷을 생각한다. 봄의 옷장 안에는 바스락거리는 트렌치코트, 사각사각한 감촉의 코튼 셔츠, 나풀거리는 프릴 블라우스와 매일 무슨 색을 입을지 고민하게 되는 색색의 반소매 티셔츠가 있다. 여기에 어울리는 와이드 팬츠와 풀 스커트 그리고 통과 길이가 제각각인 청바지로 북적거리는 서랍장도 있다. 잔잔한 꽃무늬 원피스와 같이 입으면 좋을 아이보리색 라이더 재킷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지는 파워숄더와 오버핏 아우터 행진에 힘 입어 한 동안 나의 '교복'이 될 것 같다.


  안 여사의 옷장에는 또 어떤 재미난 발견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설렌다. 사실 겨울 옷장을 둘러보며 그 옆에 걸려있던 얇은 봄옷들에 진즉 눈길이 가 있었다. 같이 입으면 어울릴 옷을 생각하려고 사진도 몇 컷 찍어 두었다. 이런저런 일로 머릿속이 복잡하면 옷장을 연다. 옷장 앞에 서서 뭘 입을지, 어떻게 입을지를 고민하는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는 순수한 즐거움의 순간이다.




  옷을 잘 입는지 못 입는지 남의 눈을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 물론 때가 되면 인터넷에 올라오는 패션 트렌드를 찾아보고, 참고해서 스타일링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그래도 중요한 건 옷을 입는 내가 즐거운지, 마음에 드는지 이니까 유행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키워드로 정리해보는 이번 시즌 트렌드는 옆집 언니 최 실장, 디자이너 도하지, 보라끌레르 님의 패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며 아이디어를 얻어보았다.                                                       


‘2021 S/S 시즌 트렌드 키워드’

                                                                                                               

1. 유행의 연장 

- 80/90’s mood: 파워숄더, 고리바지, 복고적 실루엣, 과한 액세서리 & 스트릿 무드(버킷햇, 크롭티)




2. 새로운 유행

- 시스루와 레이어드(속이 비치는 소재의 옷을 여러 겹 레이어드 - 관능적이고 스타일리시 한 이미지 연출)

   ex. 아크네스튜디오




- 미니멀리즘(단순히 장식이 배재된 옷이 아닌 옷의 구조적 실루엣과 테일러링이 중요해 짐) 

   ex. 질 샌더, 라프 시몬스  




- 에슬레져 룩 (트레이닝복의 변신)

   러닝 쇼츠와 포멀한 재킷의 매치, 트랙슈트의 요소를 포멀한 룩에 차용

    ex. 셀린느, 미우미우




- 마스크 (방역을 위한 기능성 아이템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ex.  오프 화이트, 마린 세르




- 자연친화적이고 일상의 편안함을 강조한 원마일 웨어

    ex. 마이클코어스, 쟈크무스

 

출처: Youtube "보라끌레르" 채널



3. 색상/소재/디테일/패턴 별 Key word   

색상 - 올 화이트/아이보리 룩, 그레이&옐로(팬톤 올해의 컬러), 오렌지, 핑크, 블루, 민트, 내추럴 컬러

출처: Youtube (좌 - "옆집언니 최 실장" 채널 / 우 - "보라끌레르" 채널)




소재 - 가죽, 에나멜, 속이 비치는 소재(ex. 아일렛, 피시넷, 메쉬, 오간자), 얇은 니트, 시폰, 코튼, 리넨




디테일 - 컷 오프, 깃털 장식, 로우 라이즈(하의의 밑위가 낮아짐)




무늬 - 플라워 프린트(잔꽃, 화사한 컬러), 추상화, 기하학, 그래픽, 레터링, 스트라이프, 폴카 도트(땡땡이)

출처: Youtube (좌 - "옆집언니 최 실장" 채널 / 우 - "보라끌레르" 채널)



  발망의 귀까지 솟아 있는 어깨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지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하겠지만 시스루 원피스 위에 크롭탑을 레이어드하고 오버핏의 재킷과 청바지를 매치하는 룩이라면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이다.    

  볼캡에 시폰 드레스를 입고 워커를 신은 셀린느의 모델은 너무 사랑스러울 따름.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법한 아이템으로 전혀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독자분들도 Oldies but Goodie를 찾는 기대감으로 엄마의 옷장을 탐험해 보시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12. About Mom's Heel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