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핏(fit)을 향한 집 to the 착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지난 이틀 내내 비가 오기는 했지만 주중에는 한낮에 이마가 익을 정도였다. 더 더워지기 전에 청바지 코디를 하나 올리고 싶었는데 지금이 딱 그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두 번의 포스팅에서 다룬 옷들이 다소 도전적인 룩이었기에 이번에는 힘을 좀 뺀 편안한 느낌의 옷으로 골라보았다. (욕심나는 청청패션은 가을쯤에 한 번 시도해보기로!)
올해 들어 더욱 넉넉해진 바지 길이와 통이 유행하는 덕분에 몸은 참 편해졌는데, 문제는 갖고 있는 바지들의 핏(fit)이 원하는 것에 비해 충분히 넉넉하지 못했다. 옷 소비 쪽으로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지낸 지 이제 9개월째, 사지 못(?)한다고 해서 예쁜 옷이 눈에 계속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나는 고민에 빠졌다.
진(jean) 소재의 와이드 팬츠가 입고 싶은데 내 옷장에 없다. 내 옷장에 없어서 엄마 옷장에 가본다. 엄마 옷장에는 와이드 팬츠뿐 아니라 청바지가 많다. (애초에 그런 의도로 시작한 일이 아니었지만, 어쩐지 살 수 있을 때 충분히 사지 않은 자신을 질책? 하게 되는 그런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중에는 와이드 팬츠도 있었다. 문제는 옷이 크다. 밑 위 길이와 바지통은 만족스러운데 허리가 문제다. 벨트를 써서 줄여 입는 방법이 있지만 헐렁한 청바지에 짧은 상의(크롭 티)를 매치할 때 허리둘레가 우글우글해지는 건 보기에 깔끔하지 않을 것이다. 유튜브에 팁을 찾아보니 허리 뒷부분을 터서 고무줄을 넣어 입는 방법이 있었는데 엄마의 소중한 옷에 가위를 델 수 없으니 이 방법도 패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했으니, 고민 끝에 원하는 핏(fit)을 구현하는 방법을 찾았다. (허리둘레를 티 안 나게 줄이는 방법은 잠시 후에 공개할 예정!) 발등을 충분히 덮는 길이감에 색감까지 예쁜 연청 와이드 진, 그리고 평소에 입던 허리선 정도 길이의 티셔츠 밑단을 모아 고무줄로 살짝 묶어서 완성한 크롭 티로 요즘 같이 더운 날에 어울릴 법한 70년대 [1] 뉴트로 느낌의 청바지 코디를 완성했다.
재킷과 매치할 때는 딱 붙는 디자인으로 상의를 바꿔 입었다. 흰 티에 청바지는 쉬우면서도 좀처럼 실패하지 않는 코디 방법. [2] 멧엔멜의 네이비색 에코백으로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룩에 포인트를 주었다.
추위를 잘 타는 소음인의 가방은 사계절 뭐가 많은 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하면 어딜 가나 에어컨을 틀어 둘 텐데 에코백에 재킷이나 카디건을 넣고 다니다가 실내에서 들어가면 추울 때 꺼내어 걸쳐준다.
허리둘레는 이렇게 줄였다. 의외로 요술 버튼이나 옷핀 등 특별한 아이템 조차 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이라 부담 없다. 이렇게 한 치수 정도는 티 안 나게 줄여 입을 수 있으니, 혹시 커서 못 입고 있는 바지가 있다면 시도해보시기를 추천한다.
창밖을 보니 이제 슬슬 잦아드는 빗방울 마냥 이 주말도 끝나가고 있다. 월요병을 이겨내는 비법 같은 게 있을 리 없지만 그냥 날씨 어플을 켜고 옷장 앞에 서서 내일 뭐 입지? 잠깐 즐거운 고민에 빠지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에휴, 그러기엔 내일도 계속 비, 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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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트로(newtro): 뉴트로 또는 신복고(新復古)는 2010년대 후반부터 복고풍이 새롭게 유행하는 현상을 뜻하는 대한민국의 신조어이다. ‘새로운’(new)과 ‘복고풍’(retro)의 혼성어로, 2019년 트렌드 키워드에 선정되었을 만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과거의 것을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현대에 맞게 해석하여 재창조된 상태를 일컬으며, 이는 기존 복고풍(레트로)과의 차별성을 부여한다. 뉴트로는 패션, 음악, 방송, 미용, 인테리어, 명소, 상품,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출처: 위키백과)
[2] 맷앤멜(Matt and Mel):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직접 손으로 그리고 염색해서 만드는 핸드메이드 패브릭 브랜드. 색감이 오묘해서 매력적이다. (앞뒤 광고 없는 내 돈 내산, 일일이 수작업하여 만드는 제품이라 독특하고 예쁜 만큼 가격대도 있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