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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마한 May 23. 2021

20. 원마일 웨어보다 조금 더

집 근처 마트에서 서울 식물원까지는 가볼 수 있는 그런 룩(look)

  마이클 코어스의 2021 S/S 쇼를 보면 눈이 편안해진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넉넉하지만 과하지 않고, 인체를 부드럽게 감싸 유연하게 흐른다. 색감은 자연 그 자체다. 땅과 하늘 그 사이에서 자라는 나무와 풀 그리고 돌과 꽃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다. 흙과 가까운 [1]얼씨(earthy) 컬러, 하늘색과 녹색, 플라워 프린트, 회색/흰색/검은색의 무채색 트리오가 어우러져 있다. 특별한 기교 없이도 멋스럽고 편안해 보인다. 런웨이에 선보인 룩 그대로 리얼웨이에서 입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는 점 역시 마이클 코어스 이번 시즌 컬렉션의 매력이다.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룩, 늘 그랬듯이 시작은 엄마의 옷장에서! 


  밝은 베이지색의 롱 셔츠를 발견하자 곧 코어스의 컬렉션이 떠올랐다. 단추를 잠가서 원피스처럼 입자면 허리선에 벨트를 둘러주는 센스는 필수. 나는 여름이 가까워 오는 만큼 올 화이트(all white) 룩으로 산뜻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셔츠는 단추를 열고 [2] 로브(robe)처럼 입기로 했다. 소매통이 넓고 주머니가 크게 달려 있어서 원피스보다는 오히려 로브 쪽이 어울렸다. 파자마 셔츠도 재킷 안에 입으면 외출복이 되는 게 요즘 패션이니 로브라고 해서 꼭 집에서 입으라는 법도 없다. 


Michael Kors | Spring Summer 2021 | Full Show (출처: https://youtu.be/9NyMMB7n98E)


  [3] 원마일 웨어라고 불리는 편안하고 꾸밈없는 옷차림이 최근 유행인데, 롱 셔츠 하나로 원마일 웨어의 분위기를 차용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다만, 나는 롱 셔츠 안에 트레이닝 세트나 레깅스 팬츠, 그리고 운동화를 골라 신는 대신에 슬랙스에 샌들을 매치했으니 원마일 보다는 조오금 더 행동반경을 넓혀 보아도 되는 것 아닐까? 마침 바깥 날씨가 영 장마철처럼 흐리고 꾸물꾸물했었는데 옷이라도 이렇게 밝게 입으니 은근 기분전환이 되었다. 이렇게 입은 김에 가까운 식물원에라도 갔어야 했는데 말이다. 가서 마이클 코어스 느낌으로다가 화보를….(무리수 주의) 그러니까 왜 일 하는 날엔 날씨가 좋고 쉬는 날에는 비가 오냐 이 말이다…. 




  역시 신발이 좀 고민되었는데, 작년에 신었던 엄마의 금색 샌들을 꺼내 보았다. 지난가을 즈음에 녹색 실크 블라우스와 매치했던 포스팅(https://brunch.co.kr/@writing-emma/6)에도 등장했던 친구다. 그때나 지금이나 단장하지 않은 않은 맨발인데, 변명을 하자면 손톱과 발톱에 아트를 하면 예쁜 건 알지만 내겐 항상 소비의 우선순위 중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는 게 네일/페디라서 말이다. 그 돈이면 뭔가 필요한 다른 것을….이라는 생각을 왠지 모르게 하고 있다. (페디큐어 미루고 미루다가 여름 다 가도록 맨발이었던 지난 해가 생각난다.)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오면, 금색 샌들은 막 세상 혼자 화려하거나 튀지 않고 옷에 자연스럽게 두루 어울리면서도 포인트가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아이템이다. 물론 이 착장에 베스트 신발을 꼽자면 브라운 톤의 스트랩 샌들이 단연 일등이 되겠지만, 신발장에 원하는 아이템이 항상 갖춰져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없는 것을 당장 만들어 낼 수는 없으므로 있는 것들 중 베스트를 찾아 슬기로운 의생활을 이어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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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씨 룩(earthy look): '지구(earth)'에서 유래된 '흙, 흙 같은(earthy)' 패션을 말한다. 흙이나 나무, 모래 등 자연을 연상시키는 브라운, 카키, 베이지 등의 뉴트럴 컬러를 주로 사용하며, 이러한 색상들을 하나만 쓰는 것이 아니라 톤 온 톤으로 겹쳐 입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2] 로브(robe):  ①실내에서 입는 무릎 아래까지 오는 길이의 느슨한 가운. 새시 벨트나 장식적인 로브 등으로 마무리한다. 드레싱 가운이라고도 부른다. ②프랑스어로 "드레스"를 뜻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3] 원마일 웨어(one-mile wear):「자택에서 1마일권내에 착용되는 의복」이라는 의미로, 특히 격식을 갖춘 옷이 아니라, 가정에서 한가할 때에 입는 홈 웨어의 요소와, 간단한 물건 사기에도 입고 갈 수 있는 간편한 패션성을 겸하여 갖춘 의복의 총칭으로 사용되는 말. 달리 정해 진 모양은 없으나, 느슨한 실루엣이나 니트, 스웨트 등의 착용감이 좋은 소재가 쓰일 때가 많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패션전문자료사전, 1997. 8. 25., 패션전문자료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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