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편하니까 모든 상황이 편하더라
오늘 같은 사람과 두 번째 식사를 했다.
달라진 점은 멤버들이다. 이번엔 단 둘이 아니라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편안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그분도 훨씬 편안해 보였고, 나도 예쁘고 부유한 여자 사람 친구와 만난다고 생각하고 앉아서 얘기를 많이 들어주니 또한 마음이 편했다.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웠고 침묵 속에도 조바심도 나지 않았다.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어주는 게 오히려 나도 편안했고, 자연스럽게 내 얘기할 기회도 있었다.
대화 중에 연애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이상형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나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말했는데, 다들 반응이 그런 건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니까 마음이란 건 누가 편안하게 해주는 게 아니고 나 스스로 편안하게 갖는 게 맞다는 것.
그런데 나 역시 누군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스스로 자문해 보는 시간이 있었다. (요즘은 연애 유튜버 백설마녀, 김유신 님이 나의 스승이다.) 이런 쪽으로는 메타인지가 늦었음을 알았다.
유유상종이라고 내 이상형을 논하기 전에 스스로 그에 상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연애만이 아니라 인생의 많은 문제들은 자기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냐에 따라 기회가 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오늘의 화두처럼 그 말들이 남았다.
돌아오는 길에 이수역 알라딘에 들러서 왕징의 [무한의 부]를 샀다.
앞서 친구들과 나눈 대화의 흐름이 남아있어 눈길이 머무는 문장도 이와 같았다.
“멈추고 고요해지는 경지에 도달해야 비로소 모든 움직임을 멈출 수 있다.” - 중국 철학자, 남화이진
= "마음이 혼란스러우면 세상 모든 것이 혼돈되고, 마음이 고요하면 세상 모든 것이 평온해진다."
미래의 나라는 관점에서 즉, 제삼자의 눈으로 지금을 보면 그 마음을 고요히 하고 자연히 떠오르는 길도 보일 것이지만, 지금의 상황에 푹 빠져서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면 순간의 감정이나 막연히 믿고 싶은 것들을 믿는 선택을 함으로써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옳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요즘 업무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감정적이 되는 면이 종종 있었기 때문에 팀장님께서 주의를 주신 적도 있었다. 처음 듣는 소리가 아니어도 으레 듣지 않고 새겨들으려 하였다.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한 일이고, 그 이후로 스스로를 경계하는 마음으로 행동하게 되어 다행스러웠다.
“미래는 일생의 수많은 우연 속에서 우리가 끊임없이 내린 선택의 총합”이라고 왕징이 말했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고,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하는 내가 되고 싶어서 나는 책을 읽고 콘텐츠를 보고 사람들로부터 배운다.
나의 행복은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