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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변호사 Apr 02. 2019

끝, 그리고 출발 (3)

유스턴 스퀘어 호텔

[런던 도착 다음 날 아침. 일주일 간 런던에서의 우리의 숙소 유스턴 스퀘어 호텔]

히드로 공항에서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타고 패딩턴 역에 도착. 

튜브를 타고 유스턴 스퀘어 역 바로 옆에 있는 유스턴 스퀘어 호텔에 도착해서 런던에서의 첫날 밤을 보내고 난

다음 날 아침 숙소 앞 풍경.


우리의 숙소는 가격이 그리 싸지도 않았건만, 방은 비좁아서 간신히 트렁크가 들어갔고, 침대는 꺼져서 허리가 아팠고, 화장실 역시 좁아서 씻기가 영 사나웠으며, 주요 관광지와의 접근성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조식만큼은 우리가 앞으로 갈 유럽의 여느 호텔보다 훌륭했다.

(첫 유럽 여행 이후 몇 차례 런던을 더 갔지만, '이 모든 단점' 때문에 유스턴 스퀘어 호텔에는 묵지 않았다. 그러나 '조식' 때문에 여전히 한번 쯤은 다시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글쎄 '훌륭하다'라고 하면 뭔가 음식의 질이 상당히 뛰어나고 종류가 압도적으로 다양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이곳의 조식은 그저 빵과 버터가 맛있었을 뿐이다. '이 모든 단점'을 충분히 상쇄할 만큼 훌륭했다. 요컨대 기본에 충실한 것이었다.


참...호텔에 도착한 날 저녁 식사, 그러니까 런던에서의 우리의 첫 식사는 유스턴 스퀘어 역 구내에 위치한 버거킹에서 사 온 와퍼세트였다. 첫 식사가 햄버거라니...! 뭔가 자존심이 상하는 기분이었지만, 식당에 가기는 약간 늦은 시간이기도 했고, 유럽의 식당에 처음 가서 주문을 어떻게 할지 등등(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소위 테이블 매너 등)에 대해 다소 쑥스럽고 어색한 기분(도대체 뭐가 쑥스럽고 어색하단 말인가!)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그러나 햄버거와 같이 나온 칩스(!)는 정말 최고였으니...그 포슬포슬함이란!! 첫 식사가 고작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라는 자괴감은 이내 사라지고, 정신없이 감자튀김을 맛있게 집어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햄버거 가게 점원이 잔돈을 많이 거슬러 줘서 다시 돌려 줬더니 "Great"을 연발하며 엄지척을 해 보였던 일도 잊히지 않는다. 꽤 뿌듯하다고 하면...좀 유치한가??^^;; 


[숙소 앞에서. 아침 햇살에 비친 나와 인선. 우리 둘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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