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독립출판 에세이 《조류》 작업 기록 5화
음악 작업하다가 필요하면 자주 엎는다고. 그래서 였을까. 오늘 소개하려고 했던 곡을… 첫번째 버젼으로 돌려놓기로 했다.
하… 이제와서.
원래 오늘은 겨울의 겨울을 소개하는 글을 쓰려고 했다. 음악도 어느정도 공개하려고 그랬지. 그래서 맨 첫번째 버젼을 들어봤다. 지난 5월의 내가 엎었던.
사실 가끔 그 곡을 흥얼거리곤 했다. 그 곡의 멜로디가 생각나기도 했고. 근데 그 노랜 좀 밝았다. 겨울에 갇힌 사람의 이야기인데 이렇게 밝아도 되나. 난 슬픈데… 그래도 되나.
그런데 어제 내가 브런치에 올릴 작업기 원고를 쓰고 문득 참 예쁜 감정이었고 행복했는데 내가 너무 예뻐한 이야기를 많이 안했다는 생각을 했다. 끝에 가서 한 번 하나? 그때 내 마음이 얼마나 찬란했는지에 대해 좀 더 들려주는 곡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다 좀 떠내려 가는 것 같고…. 사람들한테 걱정을 살 거 같아서 어제는 너무 우울하기까지 했다. 내 애정은 그렇게 우울하기만 하진 않았어요.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았고 예뻤다구요. 불안했지만 그래도 버티고 싶을만큼 좋았다구요. 그런 말을 좀 더 전했어야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괴로워졌다.
그리고 오늘. 곡을 들으면서 알았다. 이거였구나. 이게 맞았구나. 아 믹싱도 안 된 곡인데, 마스터링까지 다 한 곡을 이겨버리네. 내가 6개월간 작업했는데!
정말 미칠 노릇이다. 오늘 하루종일 이걸 소개하려고 내가 얼마나 시간을 쏟았는데! 겨울의 겨울을 소개하는 작업기를 쓰면서 더 확실히 알았다. 처음 버젼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걸.
그걸 영상까지 찍고 나서야… 알았다. 그리고 지금 시간은 9시. 아… 난 모르겠다. 근데 이거다. 이거로 가야 한다. 글도 처음에 썼던 그 글이 맞았다. 지금 책 흐름에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고치자. 그래서 고치기로 했다.
아마도 좋은 일이겠지. 내가 더 좋은 걸 보여주려고 고민한 결과이겠지. 여기에 닿으려고 그 길들을 돌아와야 했던 거겠지. 창작이 다 그렇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 그래도 고맙다. 과거의 나. 지금 내게 필요한 걸 만들어 줬었구나. 내가 좀 더 빨리 알아차리지 못해서 미안하다. 자꾸 머릿속에 생각날 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하…. 좋은 경험이다. 하하….
난 오늘 밤을 없애서라도 편곡만 되어있는 저 곡을 뜯어 믹싱을 해 보려 한다. 행운을 빌어달라. 그래서 다음주엔 좋은 소식을 들고 올 수 있길 빌어달라.
그럼 다음 회차에 계속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