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모레퍼시픽 담당자

어릴 땐 아모레퍼시픽에서 일하고 싶었던 1인입니다만?!

by 글 짓는 월영

어릴적엔 난 아모레퍼시픽 같은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꿈을 꾸곤 했었다.


우연히 화장품 제조사에서 첫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ㅋㅋ

입사하고 OT를 하면서 우리 신입사원 연수원에 2명의 선배들이 방문을 해 주셨다.


한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 선배가 되었고

다른 한명은 내가 마음 속으로 오랜기간 설레임을 가지게 한 멋진 남자 선배가 되었다.


그렇게 OT때 그 남자선배를 보면서 심장이 쿵쾅 거렸던 걸.. 잊고 열심히 사회생활에 치이며 살았다.

요즘에 나름의 여유를 찾은 덕분일까?! 어느 날 갑자기 OT에서 마주한 선배님들이 떠올랐다.


회사생활 1년차때 해외영업팀에 입사하자마자

꼭대기층에서 진행하는 전체 영업회의에서 '누가 아모레퍼시픽 담당자인지' 이것부터 제일 먼저 찾았다.

영업회의 시간에는 모두들 숫자에 예민한 선배님들이셨고 모두에게서 멋진 빛이 났었다.


다들 진짜 숫자에 얄짤이 없는 것이었다....

진짜 다 너무 멋지다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 중에 딱 한사람 보면서 심장이 쿵쾅거렸는데.

OT때 오셨던 그 영업선배님이 아모레퍼시픽 담당자 인 것이 아닌가?!!!

근데 난 그냥 일에 치여 굴러가던 신입사원에 불과했고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으실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눈부시게 빛나고 회사에서 일명 잘.나.가.는 영업인 선배님이셔서. 그냥 그 마음은 내 마음 한켠에 숨겨두기로 결심했더랬지.


운이 좋게도 2년차때 영업팀과 같은 층에 있는 마케팅 팀으로 부서이동을 하게 되었고

처음 마케팅 팀에 갔을 때는 영업인들이 지나가면서 말을 너무 많이 걸어서 일에 집중하기 힘들었었다.

그래서 영업에 계시는 훌륭하신 상무님께 꼰지르고, 마케팅 팀장님께도 꼰질렀었지.


난 그렇게 그 영업 대리님에게 설레였는데...

누군가 내 마음을 읽어버렸고 그 선배님이 다가와서 CC하자 말씀해주셨었다.


근데 난 또 내 나름의 이유로 그를 거절해서 밀어내기 바빴다.

'일에 치여 살아가는 고작 사원인..내가 잘나가는 영업인인 당신에게 가면 멋진 선배님의 인생이 망가질까 두렵습니다'라는 마음을 숨겨두고서 말이다.


원래 남자는 일 잘하면 상사가 예쁜 여자랑 엮어주려고 한다는 말이 있다.

각 부서의 팀장님들이 본인 팀의 "OOO이 어떠냐?"라고 물어보곤 하셨는데

그 분들의 노고에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던 나는.. 이렇게 뒤늦게 내 속마음을 끄집어 내 본다.


물론 회사안에 각 부서마다 멋진 왕자님들이 있었지만

그때의 나는 일에 치여서 사내연애할 기력따윈 없었다.


그렇게 네이처리퍼블릭 담당자는 회사안에서 사내연애를 하게 되고

아모레퍼시픽 담당자는 예쁜여자한테 고백을 받게 된다는 전설이 생겼다고 한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서..

본인한테 잘해주는 남자에게

무조건 끌리기 마련이라는데

나는 참 고집불통이다 정말.


내가 사회생활 할 땐 잠시 잊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그 선배가 OT때 왔었다는 게 떠올랐고

한참동안 그 남자선배한테 심장이 뛰었다는 걸..알고 있을까?


모든 좋은 타이밍을 놓쳐버린 나의 고백들은 그에게 닿았을까?

어차피 어긋나버린 우리 운명앞에서 난

그냥 내 마음이 이렇다는 것만 전하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는 나를 기억해 줄까?

나의 아모레퍼시픽 담당자.


나의 진심은 전달되었을까?

나의 멋진 영업 선배님.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나의 유일한 멋진 팀장님.


저의 진심이 담긴 그리고 남몰래 숨겨온 플라토닉 러브인 당신을.

젊은 날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나의 고백들이 선배님을 난처하게 한 건 아닌지..


감히 제가 선배님을 제 마음에 숨겨두었었어서 죄송합니다.

어디에 계시든지 앞으로도 늘 건승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잘 생각해보면 웬만큼 예쁜 여자직원은

남자직원이 사내연애하자고 하면 그냥 받아들이고 사내연애하던데..

나는 무슨 겁이 그렇게 많았던 건지.. 또 무슨 쓸데없는 고집이 그렇게 쎘던건지.

지나온 그날들을 돌이켜보며 스스로의 연애감각에 대한 의구심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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