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us Couple을 CC라고 하듯이....
직장에 입사하고 사회초년생으로 이런 저런 일들에 파묻혀 허우적 대고 있을 때
몇몇 사람들 중에 먼저 구원의 손길을 건네준 사람이 있었다.
나에게 첫번째 구원의 손길은 인사팀 동기였다.
그 친구의 고백에 끝까지 아무 대답을 하지못했던 나는 그를 내 마음에만 남겨 둔채
그를 다른 사람과 CC하도록.. 그대로 그를 놓쳐 버렸고.
사회 생활 1년차 때는 디자인팀의 핸썸남이 "난 CC하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CC는 CAMPUS COUPLE의 약자인 줄로만 알고 있던 나는...
"저 대학교때 CC해 봤는데요?"라며 멍청한 대답을 하고 말았다.
직장인 2년차 때 설레이게 멋진 영업팀 선배님이 "CC하는거 어때?" 물어 볼때는
내 마음은 "저도 좋아요!"라고 말하고 싶었으나...사회 생활에 많은 것들이 서툰 내가 CC를 하면
멋쟁이 회사 선배님께 짐이 될 거 같아서 ㅎㅎ "거절은 아닌데... CC는 하기 싫어요"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 이후 직장생활 하면서 영업팀 후배 한명이 계속해서 본인의 마음을 이야기 해 온거 같은데.
이제와 돌이켜 보면 그 마음을 내가 눈치채 주지 못한거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프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어느날 영업팀 전무님께서 나를 회의실로 부르시더니...
"CC하는게 어떠냐?"하시면서... 얼마전에 영업팀 회의실에서 모두가 나에게 관심있다고 손을 들었다고 하시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중에 한명을 골라야 한다면 "OO이가 어떠냐?"하시며 물어보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제가 왜 회사에서 연애 안하는지 아십니까?" ㅋㅋㅋ 하며 내 나름 삶의 이유를 말씀드렸고
그렇게 난 첫직장에서 약 7년간 근무하는 내내 CC한번 못해보다가 회사 밖에서 다른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퇴사를 하게 되었다.
멍청하게 난 "CC하자"는 말이 "널 좋아해", "우리 사귀자"와 같은 동의어라고 생각 못했고...
오히려 "CC"라는 단어만 나오면 반감을 사고 있었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까....
우선 CC는 학교에서 사귀는 커플 Campus Couple인 줄 인식했었던거 같고....!
그 이후로 회사커플의 CC가... Company Couple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에도
CC에 대한 불안감과 이루말할 수 없는 거부감이 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왜냐면 내가 회사에서 입지가 약했고..
왠지 사회에 적응 못하는 내 직장생활이 나랑 CC하는 상대방의 삶에 해가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처음 내가 마케팅 팀에서 근무 시작했을 때
내가 CC를 거절하기 위한 방법이 딱 하나 있다고 마케팅 팀장님께서 알려주셨다.
회사에서 CC하기 싫으면 내가 성격이상한 사람인척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진짜 CC하기 싫으면 내가 끝까지 이상한 사람인 척 연기를 해내야 하고 중간에 들키면 안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난 회사 생활 초기에는 계속 성격 이상한 척을 열심히 했더랬지....ㅋㅋㅋ
그러다가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설레이는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
"이런 경우에는 솔직하게 대답해줘야 한다"라고.
그래서 어느순간부터인가 CC를 거절할때만큼은 솔직한 대답을 했다.
"거절은 아닌데 CC가 싫어요", "저는 CC는 하지 않아요", "회사 밖에서 만날거에요"... 라고.
지금 생각해 보니.... 내 솔직한 마음을 전한 거였지만 동시에 난 결국 거절을 한 거였던 거다..
희망 고문 같은거 할 마음은 없었는데...
내 솔직한 답변이 괜스레 상대방을 희망고문하며 더 힘들게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난 우리 회사의 멋진 왕자님들을 깐 적이 없는데...
본의 아니게 내가 그들을 거절하고 있었던 거지.
그냥 그땐 일에 치여서 연애같은거 할 수 없다고 판단했던 거 같다.
결혼하고 젊줌마의 삶을 살아내다보니
이제와 ㅋㅋ '그때 한번 쯤 CC 해 볼 걸....' 이라며
미소 지으며 그날의 일들을 회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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