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즐거워야만 해(do)?

공부 말이야.

by Sayer

학교 다닐 때, 한 남자후배가 그랬다.

"누나, 전 공부가 재밌어요."

그때 되게 충격받았다.

그래, 그래서 네가 전교 1등이구나. 그런데, 신기하다. 어떻게 공부가 재밌니.

그 즈음에도, 그 후로도 나는 공부를 즐거워서 하진 않았다.

필요해서 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좋은 성적을 위해, 대입을 위해, 수강과목 패스를 위해, 졸업을 위해.

그리고 지금 취업을 위해.


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 밖 공연활동을 하면서 만난 한 언니가 그랬다.

"나는 다른 거 다 안해도 되고 공부만 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할거야."

그 언니는 당시에 얼마전, 뒤늦게 공부의 재미/맛을 알아버렸다고 했다.

공부하는게 너무 즐거워서 전철에서도 이~따만한 책을 들고 공부하고, 너무 책을 많이 봐서 눈이 급격히 안 좋아져 안경을 다시 맞춰야 했다고도 말했다.


부벌레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있는 말이구나, 아니 그보다,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긴 하는구나.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는 김에 컴퓨터와 외장하드 속 파일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글 몇 꼭지에서도 나는 공부를 즐거워하진 않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취업공부가 힘든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에 오히려 안도감이 든다.

나는 참 한결같구나. 즐겁진 않지만 해야 하므로 하는구나.

즐겁진 않아도 해야 하니까 하는구나.


실, 여태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 보니 꽤 멋진 것 같다.

즐기진 않지만,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합니다.


어 무슨 편에서 나온다는 말, '알기만 하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하지만, 저기에 안 써있는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자'도 있다는 거.

과연 즐기는 자가 최강자일까?

굳이 최강이 아니라도 해야하는 만큼 딱 해낸다면, '해야하므로 합니다'하는 사람도 효과적이지 않나?

*효과적: 경영학에서, 목표를 달성하면 '효과적'인 것이다.



겁지 않은데 즐기려고 노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도 나는 목표하는 바를 위해 노력할테다. (노력=공부)

해야 하니까요.


sticker sticker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