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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May 14. 2020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뻔한 서사에도 기대감 갖고 보던 콘텐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가 있나요?


얼마 전, 부모님께서 어떤 tv 프로그램을 즐겁게 시청하고 계셨다. 소리만 듣기로는 외화더빙 목소리 톤이 흘러나오고, 결코 잘 부른다고 할 수 없는 노래를 부르는 이상한 프로그램이었다. 궁금해져서 거실로 나와 화면을 확인해보니 삐삐롱스타킹 실사화 시리즈였다. 부모님 어렸을 적에 주말마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게 낙이셨다며, 그땐 제일 재밌었는데 지금 보니 많이 유치하네 허허하며 즐겁게 시청하고 계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특촬물.


파워레인저 등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 레인저 시리즈가 특촬물에 속한다.

어렸을 때, 특촬물을 재밌게 봤던 덕에 비슷한 요소만 보면 향수를 느낀다.



벡터맨을 가장 좋아했다.

벡터맨은 여느 특촬물들의 서사를 따른다. 친절하게도 오프닝 주제가 가사가 줄거리를 잘 소개해준다. 사탄군이라는 악한 무리가 지구를 침범하려 하고, 그들로부터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려는 벡터맨.

화질이 말해준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언제라도 이 노래를 들으면 충전되는 느낌이다.


위기 발생, 극복하고 또 위기가 찾아오고 극복하고. 공식을 따르는 줄거리가 이어진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여느 특촬물들처럼 에피소드 내에서도 공식이 있었다. 악당이 나타나고, 변신해서 싸우다가 악당이 소멸될 위기에 몰린다. 그러면 악의 세력 지도부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자신에게 남은 힘을 끌어 모아서 거대화한다.


그러면 어린 내가 가장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거대화된 괴수를 물리치기 위해서 벡터맨 멤버들도 로봇을 호출한다.



주인공이 누군지는 알지만 말이야…

거대화 순간에만 출연하는 로봇들을 보다 더 길게 보고 싶었다. 벡터맨 멤버들은 목소리만 등장하더라도 로봇의 싸움 장면만 이어가는 화면 연출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른의 사정이 있었던가보다. CG를 만들기 힘들어서 그랬던 걸까?

벡터맨들이 로봇 내부로 들어가서 조종을 하며 악당과 싸울 때, 화면 연출로 그들이 모여있는 내부 공간을 많이 비춰줬다. 원래 활용하던 조종 방식은 멋졌는데, 언젠가부터 조종 방식이 바뀌었다.

출처: https://www.dogdrip.net/dogdrip/80891616

ㅋㅋㅋㅋㅋㅋㅋ

왠지 보행기같이 생긴 구조물에 탑승한 채 자리 잡고 서서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킥!!! 펀치!!!’를 외치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린 나였어도 기분이 묘했다.


주인공이 벡터맨들인 줄은 알지만, 그래도 나는 그들보다 로봇이 더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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