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사람들인 것처럼 인터뷰를 진행하던 신문과 뉴스 매체. 하지만, 난 그때 블럭 앞에서 신난 사람들 심정이 좀 이해가 갔다.
나도 키덜트, '어른이'라고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혼밥하며 볼 영상 콘텐츠를 고르다가 내가 키덜트임을 인지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게 된거야
식사시간은 20분 넘게 갖고 천천히 챙기는 게 좋다고 하길래, 그 시간에 맞는 콘텐츠를 찾고 있었다.
영화는 3시간이 넘어가는데 끊어보기가 애매모호해서 탈락. 드라마도 1시간 넘어가니까 탈락. 당시 게임 실황도 볼만한 길이의 영상은 다 봤다.
그러다 발견한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재미없으면 다른 것 찾아보자 생각하며 틀었는데
그때부터였어요. 변신자동차 또봇 시리즈가 제 밥 친구가 된게.
또봇의 매력
우선, 어린이용 같지 않은 요소가 좀 보인다.
악당이 역변해서 ‘난 널 믿어!’ / ‘날 믿어줘서 고마워!’ 하면서 뜬금없이 선역으로 돌아선다면 바로 영상을 바꿔 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웬걸? 악당들이 장렬하게 퇴장할 때 굉장히 당황했다.
이거 어린이용이라며, 그래도 되는 걸까? 아가들 충격 안 받나?
이렇게 걱정하는 한 편, 이상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 장렬한 퇴장 멋져.
또봇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도 로봇이 참 귀엽고 멋지고 다 한다는 점이다.
등장하는 로봇들은 자동차, 오토바이 등 탈것이 변신하는 형태인데, SUV와경찰차, 소방차, 견인차 등 길 가다가 볼 수 있는 다양한 차종이 등장한다.
그리고 생긴 것은 딱 ‘차가 바뀐 로봇이구나’싶은 외형인데, 저마다 AI가 아니라 영혼인지 마음인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말투도 다르고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다 달라서 차주와의 관계, 로봇끼리의 케미를 보는 재미가 있다. 멋지게 변신하고 전투를 하고 문제 해결하는 모습을 더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나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나 멍청미 뽐내는 개그 요소를 더 기대하고 보는 편이었다.
좌측 이미지에서 머리같은 부분, 우측 이미지에서 동그란 구체를 마인드코어라고 한다. 코어 안에 몽글몽글한 연기가 영혼과 같은 역할을 하는 듯.
영혼을 가진 로봇, 보고 싶어?
또봇과 같은 로봇친구 사귀어보고 싶다.
그런데, 영혼을 가진 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니까 괜히 오싹하다.
실제로 자차와 프로그래밍 된 대화가 아닌, 사람과 대화하듯 하는 소통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러면 사람을 대하듯이 관계를 유지하고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뒤따라오는 논의와 문제들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