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동화) 해님달님_3
호랑이를 위한 떡 만들기
"어머니! 얼른 나오셔서 이것 좀 보세요!"
마루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핏자국이 남아 있는
작은 멧돼지 한 마리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우리 집이 어딘지 이미 알고 있었나 보구나."
"어떻게 하죠 어머니?"
"호랑이도 약속을 지켰으니, 우리도 약속을 지켜야지.
최대한 열심히 만들어보자꾸나."
호랑이가 가져다준 사냥감은
첫째보다 조금 작은 것으로 보아 새끼 멧돼지인 것 같았어요.
새나 토끼 따위의 작은 짐승은 물론이고
이렇게 큰 동물의 고기를 먹어본 적도 없던 세 사람이
능숙하게 고기를 손질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죠.
하지만,
세 사람은 열심히 멧돼지 가죽을 벗기고
어설프게나마 뼈를 발라서
두툼한 고기를 듬성듬성 잘라냈어요.
고기를 다질 때, 둘째가 말했어요.
"어머니, 오라버니, 제가 저번에 장에서 들었는데요,
간장에 고기를 넣어두면 맛이 배어 더 좋대요!"
그래서 둘째의 말대로 간장을 조금 고기에 섞어두곤 반죽을 준비했어요.
이윽고, 고기를 고명처럼 속에 넣고, 감자떡을 쪄냈어요.
떡을 만들다 보니 해가 저물고 있었고,
세 가족은 호랑이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김이 나는 떡을 먹음직스럽게 담아내는 어머니 뒤에서
둘째가 첫째에게 속닥거렸어요.
"오라버니,
난 호랑이가 익힌 고기를 먹는다는 얘길 들은 적은 없지만,
이 떡은 누구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동감이야.
맛있는 냄새가 나니까.
분명 호랑이도 좋아할 거야."
호랑이도 이 남매가 말한 맛있는 냄새를 맡았던 걸까요?
몇 고개 밖에서부터 묵직한 달음질 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오누이네 집에 호랑이가 도착했어요.
"어서 오세요. 오늘 아침에 사냥해주신 어린 멧돼지 고기로 만든 떡입니다.
드셔 보세요."
호랑이가
따듯한 감자 고기 떡을 하나 입에 물고
쫀득쫀득한 떡을 씹어 삼키는 동안
세 사람은 침만 꿀떡, 하고 삼켰어요.
그러다,
갑자기 허허 웃으며 호랑이가 말했어요.
"내 살면서 다른 짐승들 하는 말은 안 믿었는데,
너희들 말은 믿어보길 잘했구나, 맛이 아주 좋다."
"그렇죠? 어르신 입맛에도 맞으시죠?"
익힌 고기도, 고기를 두른 쫀득한 감자도
꽤 취향에 맞은 호랑이는
게 눈 감추듯
세 사람이 준비한 떡을 다 먹어치웠어요.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했어요.
"앞으로 사냥감을 물어다 줄 테니, 날 위한 떡을 만들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