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동화) 신데렐라_3
당신이 왜 거기서 나와?
"사실, 이건 헨리 씨에게만 알려드리는 건데, 전 무도회를 처음 와봐요."
왕족이나 고관들의 영애라면
무도회는 아주 어릴 적부터 구경할 수 있었을 텐데.
헨리는 스텔라의 비밀 이야기를 듣고 바로 알 수 있었어요.
스텔라가 이웃 왕가나 높은 귀족의 자제가 아니라는 것을요.
하지만, 그게 무슨 대수던가요?
이렇게 즐겁게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는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헨리는
한 치의 거짓 없는 마음을 담아 스텔라에게 말했어요.
"정말요? 더욱 영광인데요!"
"저도 영광이죠! 첫 무도회를 이렇게 멋진 곳에서 보내게 되다니!"
"그럼, 춤을 춰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주 어릴 때 아버지께서 알려주셨는데... 모르겠네요."
"지금 저와 잠시 연습해보실래요?"
"네? 아니에요! 괜찮아요."
쑥스러워하는 스텔라를 향해서
헨리는 조금 더 다가가기로 했어요.
한 손을 내밀며 말했죠.
"첫 무도회, 첫 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저와 함께 이 축제를 즐겨주시지 않을래요?"
잠시 무언가 고민하는 듯, 주저하던 스텔라는
이윽고 헨리의 손을 잡아주었어요.
넓디넓은 연회장의 한쪽 귀퉁이에서 손을 잡고 춤을 연습하던 둘은
스텝이 엉켜 발을 밟을 뻔도 하고
가까이 다가온 서로의 얼굴과 눈빛과 숨결에 얼굴을 붉히기도 했어요.
게다가, 스텔라는
왜 자신들을 향하는지 모를 시선들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말이 잘 통하는 미청년과 춤추는 시간이
정말 즐거웠어요.
헨리도 마찬가지였죠.
한참을 이야기하면서
이제 슬슬 주변의 시선이 의식될 만 한데
아직 자신이 이 파티의 주인공이자 왕자라는 것을
모르는 눈치인 예쁜 아가씨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어요.
"굉장히 빨리 느시는걸요!
잠시 후에 본 무도회가 시작되는데,
연습에 이어서 첫 왈츠도 저와 함께 해주시겠어요?"
"음~ 다른 파트너와는 호흡이 안 맞을 것 같으니,
그럴까요?"
"그 말씀, 절대 무르시면 안 돼요!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네, 이따 뵈어요!"
배웅 아닌 배웅을 하고 나서
스텔라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차려져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헨리와 즐겁게 대화하고 어울리느라
배고픈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막상 다시 혼자가 되니 허기가 느껴졌거든요.
지금 뭔가 먹어두지 않으면
무도회에서 춤출 때
아주아주 가까이에서 꼬르륵 소리를 들려주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과하지는 않게, 그러나 든든하게 음식을 챙겨 먹곤
향긋하고 따듯한 박하 차까지 조금씩 마시면서 생각했어요.
'아~ 맛있다~ 그런데 헨리 씨는 어딜 가신 걸까?
무도회를 시작하기 전에 기획자 소개를 하는 거라면,
크~게 박수 쳐줘야지!'
박하차를 거의 다 마셨을 즈음,
소리만 들어도 누군가 입장했구나 알 수 있을 법한
금관 악기들의 연주가 들려왔어요.
이윽고
이 축제의 주인공, 생일을 맞이한 왕자를 소개하고
사람들이 축하하는 의미로 환호와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어요.
스텔라도
멋진 새 친구를 사귀고,
평소와 다르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기회를 준
고마운 주인공에게
멀찍이서 환호와 찬사를 보내주었어요.
그런데....
어라?
저 옷차림, 왠지 눈에 익네요.
에이 설마~
하면서 눈을 한 번 감았다 떠봐도,
에이 그럴 리가
하면서 두 눈을 한 번 문지르고 다시 봐도
변하는 건 없었어요.
스텔라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때,
공식 인사를 마친 헨리는
눈으로 스텔라를 좇다가
그만
푸흐흐하고 웃어버렸어요.
그리고
재빨리 스텔라에게 다가갔어요.
"스텔라 아가씨,
저와 조금 전에 해주신 약속을 잊지 않으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