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동화) 신데렐라_6

열두 시가 되면은~

by Sayer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어안이 벙벙해져

두 다리가 그만 바닥에 딱 붙어 굳어버렸을 정도였어요.




빠른 달음질로 성 밖으로 나온 스텔라가

성 외부 계단을 걸어내려갈 때,

그녀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거든요!


정확히 말하자면,
아주 다른 사람이 된 건 아니었고

다만

행색이 달라졌다고나 할까요?



반짝이던 티아라는

잿빛 두건으로 변했고,


목걸이와 귀걸이는

빛이 희미해지더니

드라이아이스가 녹듯이

스르르

연기처럼 사라졌어요.


희게 눈부시던 드레스도

허름한 원피스로 바뀌었죠.


오직 구두만이 그대로였는데,

너무 급히 계단을 내려가다 그만

한쪽 구두가 벗겨져 버렸네요.


휘청,

그대로 고꾸라질 뻔했지만

재빨리 중심을 잡고 바로 선 스텔라는

몇 계단을 도로 올라가

구두를 주워 다시 신으려고 했어요.


그러다,

모습이 변한 자신을

놀란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지켜보고 있는

헨리 왕자를 발견했어요.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던 헨리는

멈춰서 뒤를 돌아본 스텔라를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기며 외쳤어요.


"잠깐만요, 스텔라!

잠시만 거기 멈춰보세요!"


그러나

스텔라는

남은 구두 한 켤레를 벗어 손에 쥐고

맨발로

이전보다 더 빠르게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밝은 성을 벗어나 어두운 거리로 뛰어든 잿빛 아가씨는

이윽고

헨리와 파티장으로부터

까마득하게 멀어져 버렸어요.




헨리는 허탈했어요.


오늘 저녁,

온종일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아가씨는

내게만 보이던 환상이었나?

소문으로만 듣던 요정 대모님의

생일 선물이었나?

그래서 자정이 지나자 공기 중으로 사라져 버린 건가?


대체로 긍정적인 그였지만,


생활 속에서 흔히 만나지 못했던

말이 잘 통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친구,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사람,


왕자라는 것을 모르고도 알고도

거리낌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친구를 보내는 것은 마음이 아팠어요.


파티는 아직 계속되고 있었지만

하룻 저녁 동안의 선물이었던 친구는

사라져 버렸다는 슬픔에

눈물이 울컥 차오르던 때,


어머, 저기 아래쪽 계단에

반짝이는 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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