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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Jan 30. 2016

'영화같은'효과를 보여줬던 공연,<몬테크리스토>

뮤지컬] 공연에서 영상미를 느끼다!

새드/해피엔딩에 관한 스포 있음.(이걸... 스포일러라고 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지만, 우선 써놓고 본다.)

2010년도 포스터. 포스터 위의 저 문구,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나는 저게 이 공연을 잘 대표하는 대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게다가 바다 앞 절벽에 노을이 지는 모습에다가 저 글씨체로 저렇게 써두니 상당히 촌스러워보인다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이 한참 지났으니 더 그래보이는 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올해(2016) 11월 공연 예고 포스터에도 저 문구를 써놨다는 것. 이미지는 세련되게 변했지만 문구는 그대로.

이 공연을 통해 저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는 건가? 


내 생각: '야망'을 컨셉으로 잡았다면 "왕이 된다면"에서 '왕이 되어 이 세상을 진실하게 바꿔, 모두 되찾겠어'

라던지, '사랑'을 중심으로 하겠다면 "사랑이 진실할때"에서 '우리 사랑 절대 변치 않아, 세상이 우릴 막아도 영원히 지킬게'라던지. 난 이 공연을 보고난 뒤에 '사랑'이 키워드라고 느껴지던데.

(포스터위의 문구는 극중 한 장면에서 나오는 대사이다. 관람 중, '엇!이 대사는!'하고 깨달았지만, 보면서 '대체 왜 이장면의 이대사를???'하는 의문이 들었다.)


영화도 그렇고 공연도 그렇고! 포스터 이미지, 홍보문구 등을 그냥 멋져보이는 것 넣지 말고, 진짜 그 공연을 딱 느낄 수 있는 것으로 구성해주면 좋겠다.(최근에 영화 셜록-BBC 그거-포스터/홍보문구에 낚였다고 기사까지 나오는 걸 보면서도 느낀 점.)


2010년 6월.


2012년 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공연 전문가 다부지게 열성적으로 공부하고 활동하던 때, '혁신적인 공연 영상 전문가가되리'라는 꿈 가진 사람들을 만났었다. 영화에 볼 수 있는 CG같은 효과를 무대에서 재현하는, 공연의 질을 높이고 한계선을 확 밀어주는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게 하겠다고.

그 사람들 만날 때마다 추천했던 공연이 바로 이 작품이었다. 내게 있어서 처음 '그런 영상기술'을 본 것이었기 때문에. 처음 접했던 '영화같은 기술을 썼던'작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니 규모/어느나라작품인지를 막론하고 이런저런 작품에서 다들 쓴다. 규모 불문하고.예를 들면, 여신님이보고계셔,프랑켄슈타인,레미제라블,드라큘라...

이제 더이상 신기한 효과가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린 듯 하다.

며칠 전에는 우연히 SM의 홀로그램뮤지컬 소식도 들었다. 어떻게 구현하는 건지는 몰라도(어떤 모습일지는 몰라도) 벌써 그만큼 왔구나.


ㄱ. 뭔생각으로 예매함? : 그냥 '뮤지컬'에 대한 갈증으로.

이 공연을 본 것은 고2때. 무슨 선거일이었다. 학교는 휴교일이었다. 당시에 맘대로 공연보러 다닐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대학 와서는 맘대로 다닌다. 가끔 벙개로도 다닌다ㅋㅋㅋ) 항상 공연, 특히 뮤지컬에 대해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마침 휴일이기도 하고, '선거하고오세요'라며 마티네 시간 공연을 오픈한데다 할인까지 하고 있었고! 그걸 갖고 어머니를 설득했다. 그리고 예매를 했다. 정작 내가 유권자는 아니었지만 이득을 본 케이스였다 ㅋㅋ


보통, 뮤지컬은 '어느 배우를 보려고'예매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소재를 좋아한다던지, 맛보기 음악을 들어보니 땡긴다던지. 나는 주로 음악을 듣고 예매를 하고, 그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이 경우는 달랐다. 음악보다도 무대 모습이 궁금했다. 외국 공연 실황 사진이었던 것 같다. 지하감옥에 죄수들이 있고 한 남자가 끌려온 모습이 찍혀 있었는데, 처절해보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뒤에 보이는 감옥이 웅장해보이기도 하고. 그걸 실제로 보면 소름끼칠까?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그래서 이 공연을 콕!찍었다.


ㄴ. 감탄&감동!!! 영화같은, 스크린이 아닌 것 같았던 생생한 표현들!

극중 주인공 에드워드 단테스는 선원이다. 배를 타고 항해하는 모습을 그냥 배 모형 하나 크게 놓고 뒤엔 바다 그려져있거나 하겠지 뭐, 그정도로만 상상했는데, 웬걸! 바다의 파도를 3D로 쏘고 있었다.

오프닝에 무대 스크린에 뜨는 자막은 내가 앉아있던 자리에서는(꼭대기 자리였다) 전~혀 안 보였지만, 영상은 참 잘 보였는데, 파도가 진짜같았다. 정말 진짜같았다.

파도, 물에 빠진 인물 표현,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저택에서 보는 밤하늘 위 큰 보름달과 흩뿌려져있는 별들 그리고 그 중간에 휙 떨어지는 별똥별까지.

오프닝부터 커튼콜까지 그 효과들이 다채롭게 활용되던데, 볼 때마다 소름돋으며 감동했다.

https://youtu.be/_PBeAe_S-RA

2011년 3월. 주연도 내가 본 날과 다르지만 효과는 같다. 지금 다시 보니 저 멋지던 효과도 '투박하군'하고 느껴진다. 기술이 정말 나날이 발전하고 있구나! (출처는 링크!)

보면서 '나 정말정말 공연을 할테야ㅜㅜㅜㅜ 다른 사람들도 이런 벅참을 느껴봤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학을 가서 꼭 공연을 할테다' 하고 굳은 다짐을 했었다.(대학에 와서 그 꿈을 이루었다.)

내겐 꿈을 더 굳히게 해준,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ㄷ. 뮤지컬에 필수적인 요로송, 이 작품에서는? --- 완전YOLO1곡, 나의YOLO2곡

요로송YOLO song: 예시를 들면 확 느낌이 올것이다. 애니영화 <얼음왕국>의 'Let it go'.

정의는 국내 포털엔 찾아보니 안 나오는군. 구글링으로 영어 검색을 해봤다.

"YOLO definition, You only live once! (used especially to rationalize impulsive or reckless behavior)"

충동적이고 무모한 행동을 합리화할 때 쓰는 말이라는데, 그런 YOLO가 song에 붙은 걸 보면 '나도 왜 계속 생각나는 지 모르겠어ㅠㅠㅠㅠ 근데 계속 귓가에, 머리에 들려'라는 의미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러고보니, 애니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YOLO song의 원인을 머릿속 청소부들로 표현했다. "너네, 계속 껌광고 노래 생각나지? 우리가 여기서 계속 보내고 있거든! 케켘케켘ㅋ"

공연 관람 후, 가장 먼저 요로송으로 남게된 곡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저택에 초대된 이들이 부르던 노래였다. 분명 공연 전반에 희망찬, 활기찬, 웅장한 곡들 많았는데, 뜬금없이 그게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직도 기억한다. ♬향~기로운 고급와인~ 최고급캐비아와 화려한잔치~ 은그릇황금쟁반~ 아무도 거부못해 몬테크리스토백작을 다들 끝내준다네요♬ (위의 커튼콜 영상 초반에 앙상블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

문제는, 저 곡의 제목은 아직도 모르겠단 거다. 제목이 뭐지...? 백작의 저택?초대???


그리고 악인 3인방의 "역사는 승리자의 것". 관람 전에 맛보기로 들었던 곡이 이 곡이었다. 외국 버전을 유투브로 찾아 들었었다. 이게 세 곡중에서 가장 완전한 요로송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사람들도 이걸 흥얼거리며 공연장을 나서는 모습을 봤기에 장담한다.

관람을 하면서 이 곡을 들었을 때는 학교에서 배우던 국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역사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그런 의문 갖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 바람직한 사고방식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땐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내가 보는 기록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 기록된 것을 의심하라는 것.

가끔 이렇게 뮤지컬 속 이야기나 노래로 깨달음 얻고 깊은 고민 빠질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

이렇게 공연 글을 쓰다보면 또 하나하나 발굴될 것이다. 내가 했던 고민들, 생각했던 것들. 그것도 나눠보고 싶다.


마지막 곡은 시간이 한참 지나서 내 요로송으로 등극된 곡인다. "하루하루 죽어가"

시험기간에 이 노래 들으면 이입이 그렇게 잘 된다. ㅜㅜㅜㅜ

대학생 되어 시험기간에 이 노래를 들으면 '너도 그렇니? 나도 그렇다 ㅜㅜ'하고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요즘에도 시험기간에는 플레이리스트에 꼭 담는다. 그리고 시험 끝나면 바로 지워버렸다가 다시 시험기간이 되면 또 담는다.


+덧붙임

1. 이 작품은 노블컬이다. 소설(Novel)을 원작으로 두고 있고, 영화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영화와 소설을 둘 다 찾아봤다. 영화는 재밌게 시청했지만, 소설은 쉽지 않다. 그 두께와 시리즈 양을 보고 엄두가 안나서 여태 안 읽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 양의 이야기를 어떻게 두시간으로 줄여 영화와 공연으로 만들었을까,  제작자들 머리 터져라 고민했을 생각에 다시금 박수를 치게 된다.

아, 물론 어디에서 이야기가 많이 날아갔는지는 공연과 영화를 보면 바로 보인다. '너무 도약이 심한데'하는 부분이 있다. 공연을 예로 들면, 복수하는 부분.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그냥 노래 한 곡에 끝난다. 참 아쉬웠지만, 제작자 입장에서는 시간 제약이 있고, 무대전환 등등을 고려해봐야 하고, 또 이 장면 말고 다른 것을 더 살리고 싶은 게 있으니 그랬나보다.


2. 순전히 '내가 시간나는 때'에 맞춰 예매하고 관람했던 터라, 입장때까지 누가 그날의 주연인지도 몰랐다.

공연을 보면서 배우들의 실력에 감탄하고 감동받았고, 공연장을 나서면서 그때서야 캐스팅보드를 확인했다. 그렇게해서 이후로 오래도록 관심을 갖게 될 한 남자배우와 여자배우를 알게 되었다.

(내가 관람한 공연의 남자주연은 류정한배우, 여자주연은 차지연배우였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류정한 배우도, 차지연 배우도 전혀 몰랐다. 그러나, 이 공연을 계기로 두 배우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생겼다. 이후 두 배우의 새 넘버가 발표되거나 하면 얼른 찾아서 들어보곤 한다. 최근에 차지연배우의 레베카 '영원한 생명'이 공개되었던데, 그것도 들었다. 깊은 음색이 참 매력적이다.)


3. 이 매거진을 처음 개설할 때 구상했던 글 스타일, 내용과는 조금씩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우선 '~다'체가 내겐 가장 글쓰기 편하다는 걸 느껴서 이렇게 쓰고 있고(초기에는 내게 말거는 방식으로 했음. '~했어. ~했지.')

배우이야기를 쓰지 않기로 했지만, 유독 비하하거나 너무 추켜세우지 않는 한에서 언급을 필요로 할 때는 언급하기로 하련다. 공연에세이인데 배우얘길 빼놓고 보니 너무 허전할 때가 있어서.

스포일러 주의보 없이 글을 쓰려 했지만, 그건 매너인 것 같다. 그래서 필요시 써넣기로 한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마다 해당 공연의 내가 봤던 때의 포스터를 집어넣기로 한다. 왜냐면, 그게 보기 좋을 것 같아서. 나는 보면서 '그때 생각'에 젖어볼 수 있을 것 같고, 우연히 내 에피소드를 접한 사람들도 자기 경험을 떠올리거나 꿈을 꾸거나 상상을 해보거나 할 수 있을까 기대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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