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의 발단은 학교폭력이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이호진
*혹시, 물리적 폭력이 아닌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내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 그것 역시 폭력이다.
물리적이든 물리적이지 않든, 악의적인 따돌림과 소외감을 주는 말/행동은 폭력이다.
오히려 더 나쁜 짓거리라고 생각한다.
아주 교묘하고 영악하지 않은가? 가해자들은 '그냥 놀다가 그랬어요.' 하면 되지만, 피해자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로 남아 곪는다. 아주아주 오랫동안 아물게 하기 위해 애써야 하고,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힘들다는 것도 아프다는 것도 모른다. "그래도 너는 다행이다, 야(안 맞아서/큰 사건으로 안 번져서 등)"라는 상처에 식초 뿌리는 말들을 한다. 몰라서 그러는 거니까, 그들에게 화는 내지 말고,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확실히 전해주자!
그럼 그 '나중'을 기다리며 살아가야 하는 '지금'은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 고?
*참고로 나는 중학생 때 힘든 시간을 버텼고, 고등학교는 일부러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갔다.
나를 못 괴롭혀 안달인 사람들보다 나를 생판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더 편했다. 잊어버렸던 긍정적 성향을 되찾기도 했고, 긍정적 영향을 주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나는 최근에 마음이 편해졌다.
얼마 전까지도 그때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우울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달라졌다.
'지금, 정신만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고 싶어?'라는 물음을 던지며 잠이 들었고, 줄곧 내 악몽의 배경이었던 그때 그 학교로 돌아갔다. 그 교복을 입고 비웃음과 노골적인 비난을 받고 있었다. 꿈인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하곤 하다가 우울한 기분으로 깨곤 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꿈에서 말과 행동으로 '나를 또 건드렸다간 뼈도 못 추릴 줄 알아라'라고 표출을 했다. 잠에서 깨고 나서 기분은? 퍽 괜찮았다. 그 후로 학교 꿈은 내게 악몽이 아니게 되었다.
**현실에서는 좋은 방법일지 의문이 든다.
어떤 사람은 하나로 묶은 자기 포니테일(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른 동급생에게 가방과 의자를 집어던지며 분노를 표출했고, 그 뒤로 그 반에서 아무도 자길 건들지 못했다고도 하는데...
내겐 신체적 상해가 없지만, 가해자에게 물리적 상해가 남는다면 복잡해질 수 있다.
이런 걱정을 하는 것도 참.... 마음이 안 좋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욕하는 학생과 욕먹는 학생 사이에 일부러 서서 먼 산을 보며 배리어를 친다.
꽃이 예쁘다는 말을 거듭 무시당하는 학생의 말에 "어머 진짜네"하고 일부러 폰 사진을 찍곤 "우와 진짜다~"하고 대꾸하기도 한다.
영웅이나 우상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영웅이나 우상을 필요로 하는 재해/재난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