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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Jun 24. 2023

오랜 시간 그린 꿈은 마치 연인 같다.

한 유튜버가 자신의 꿈에 작별을 고하는 모습에 공감하며 씀.

오랜 시간 생생하게 그리며 노력하고, 실행한 꿈은 마치 하나의 생명체 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 꿈 자체가 '나의 소중한 사람'과 같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꿈을 이루었을 때보다 보내줄 때 더욱 사람처럼 대하게 된다.

"20대 청춘 다 바쳐 나를 설레게 해 준 한때의 나의 꿈에게, 너무 고마웠고, 참, 내가 많이 소중히 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 20대 청춘 다 바쳤던.. 캐나다 이민 포기, 컬리지 유학생 자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 유튜브 채널 '그로우제일라'
유튜브 채널 “그로우제일라“

위 영상 속 유튜버는 '캐나다 이민 프로젝트'를 꿈꾸고 계획하고, 실행했다. 20대 내내 캐나다로 가서 정착해 사는 삶을 그리며 노력했다. 준비 과정에서 얼마나 힘든 시간을 지나온 건지, 일에 미쳐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는 말에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긴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한국에서 대기하다가 마침내 캐나다 유학생이 되었지만, 막상 살아보니 이상과 다른 현실에 부딪혔나 보다. 그리고, 영상 속 유튜버는 캐나다 이민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를 선택한다.


나도 20대의 많은 시간을 함께한 꿈이 있고, 꿈을 실현하려고 선택한 순간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영상을 보며 깊이 공감했다.

영상을 보며 내가 생각한 것, 나의 느낌을 쓰고 싶었다.

이 영상 덕에 글쓰기에 권태를 느끼던 차에 다시 자판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한 사람의 꿈에 대한 이야기 덕분이다.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 있는 덕택이다.


공연을 하며 만났던 동료들도, 공연을 했던걸 알고 있던 사람들과 이제 막 나를 알게 된 사람들도 종종 내게 묻는다.

"금전적인 문제만 아니라면 공연을 업으로 하고 싶은지"

질문을 들을 때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을 하는데, 요즘 내 대답은 이렇다. "아니"


영상은 2023.6. 4주 차 기준으로 십 수일 전에 업로드되었다. 꿈꾸던 것을 포기한 지 십 수일이 된 거라면 마음이 정말 힘든 시기일 것 같다.


공연을 그만두겠다고 생각하고, 마음먹은 지 십 수일 되었던 내 모습을 다시 떠올려본다. 지금은 '공연 말고도 세상에는 여러 분야가 있으니 너무 걱정 않아도 되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노력을 하다가 그 목표를 놓는 순간에는 정말이지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다. 삶 속의 작은 선택, 일과 등 모든 것이 부질없다고 느껴졌다.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이것이었다.

"내가 앞으로 공연보다 더 좋아하는 것,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지금은 그 답을 안다.

응, 너는 다른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와 나 이거 잘하는구나'하는 것도 찾아낼 거야.

억지로 끌려가듯 간 가족 바다여행에서 동생의 권유로 수경을 끼고 잠수해보지 않았다면, 물놀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출퇴근할 때, 노을이 예쁘고 바람이 시원하다며 갑자기 전기자전거를 타지 않았다면 우리 동네에 있는 냇가 옆 조깅 및 자전거 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는 것과 내가 자전거 타며 맞는 시원한 바람, 풍경을 좋아한다는 점을 몰랐을 것이다.


어떤 분야에 들어가기를 너무도 갈망해서 계획하고 노력하고 실행해 본 경험은 결국 나에게 힘이 된다. 그다음에 빠져들고, 원하는 꿈을 어떻게 더 성숙하게 준비하고 실행할지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꿈을 실현하려는 것은 마치 연애하는 것 같다.

영화 <토이스토리3>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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