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치유의 본능적 욕구
초등학교 이후 글이라곤 써보지 않았던 제가
에세이를 쓴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입니다.
생각해보니 자전적 에세이라는 것은
일기의 그것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일기라는 것도 오늘 하루 내가 경험한 것들,
깨달은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자유로운 사색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세이는
나의 인생을 정리하고 경험한 것을
글자로 남기면서 나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되는 점이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하기를 원하고
혹자들은 자비를 들여
책을 출간하기도 합니다.
글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자신의 고통의 원인을 찾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지만(더 나아가 마음의 상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것은
'자기 치유의 본능적 욕구' 때문입니다.
괴로움의 덩어리들을 글로 표현하면서
스스로 재평가하고 사건에 대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나의 해석을 덧붙인다면
괴로움의 반복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자전적 에세이를 통해
저의 열등을 모두(혹은 거의 모두)
책에 쏟아내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책이라는 것이
실체로서 내 앞에
존재하게 되었고
그것은 마치 번화가에서
벌거벗고 있는 느낌일 때가
많았습니다만
반대로 마음속 한편이
후련하기도 하고
덧난 상처들을 어루만지기도 하면서
고통의 반복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고 나름의
치료(healing)을 하려 했던 것이
스스로에게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화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첫 자전적 에세이를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써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됩니다.
글을 쓰시는 분들.
부디 글쓰기가
여러분들의 삶에
따뜻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