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기분이 궁금해.
"엄.마."
한 음절씩 끊어 말하는 아들 목소리에 오늘도 내 질문이 많았다는 걸 깨달았다.
가만히 있어도 재잘거리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방법이 없는 녀석이다.
사춘기 땐 대답만 잘해도 감지덕지라고 말하는 선배맘들의 조언은 온데간데없고,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아들의 반응이 못내 서운키도 하다.
그럴 때 감정신호등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기분이 상당히 좋으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초록색.
기분 나쁜 일은 없지만, 에너지가 바닥이니 몇 개만 물어보세요. 노란색.
그냥 날 없는 사람이라 생각해 주세요. 빨간색.
아이의 머리 위에 신호등이 반짝거리는 상상만으로도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누가 그랬지? 사춘기와 갱년기가 싸우면 갱년기가 이긴다고? 정신승리를 위한 자기 합리화가 분명하다. 오늘도 나는 아이의 목소리와 눈빛을 신호등 삼아, 질문의 개수를 정해 본다.
음... 오늘은 세 개만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