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결혼증명서를 받는 방법(1)

A.K.A 딸아이 캐나다에서 학교 보내기

by 라이팅게일

지난 10월 15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입니다. 저희는 2019년 뉴욕 맨해튼 시청에서 혼인서약을 맺었어요. NYC 웨딩이라니 꽤나 멋지고 로맨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사실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뉴욕 맨해튼에서의 결혼, 세상에서 가장 빨리 결혼증명서 받기와 캐나다에서 아이 학교 보내기가 어떤 관련이 있냐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캐나다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특별히 맨해튼에서 결혼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인즉슨 이렇습니다.


남편과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하기로 결정한 후 그해 2월 한국에서 딸아이를 데리고 캐나다로 왔습니다. 그러나 바로 캐나다에 정착할 수는 없었는데 당시 본국에 계신 남편의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세 식구가 본국으로 가야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있었기에 첫 6개월을 아이와 함께 캐나다에서 비지터 신분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가 다니던 한국 초등학교에도 체험학습으로 올려놓았고 교육은 홈스쿨링으로 대체했습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아이 학교에 적을 두었죠.



8월 드디어 캐나다에 살기로 결정하자마자 남편의 common law 파트너로 아이와 저의 영주권을 신청했습니다.


Common law란?: 사실혼 관계로 보시면 될듯합니다. 다만 결혼은 하지 않은 상태인데 캐나다에서는 이런 커플들이 많습니다. 아이 낳고 사는데 문제도 없고 결혼에 준하는 혜택을 받습니다.



저희가 사는 주 온타리오 교육법에는 18세 이하의 모든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의 체류 자격과 상관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이유로도 교육에 있어서 뒤처지지 않게 하겠다는 근본 원칙이 담겨 있었어요. 그렇기에 우리 부부는 당연히 영주권 접수 신청서만을 가지고 지역 학교 교육청에 연락을 했지요.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제가 캐나다에 워킹퍼밋이 있거나 영주권이 결정된 레터가 있어야만 아이를 받아줄 수 있고 현재 유학생 티오도 꽉 찼기 때문에 돈을 내도 학교를 다닐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지속적으로 관련 법 조항들을 제시했지만 안된다고만 했습니다.


캐나다 학교는 크게 공립학교, 가톨릭 학교(한국과 달리 관할 교육청이 다릅니다), 사립학교, 홈스쿨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톨릭 학교에도 같은 걸 문의했는데 일단 가톨릭 학교는 고등학교의 경우 누구나 진학이 가능하지만 초등학교는 가톨릭 신자만 다닐 수 있습니다. 당시 아이는 초등학생이었기에 진학이 불가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래 여섯 가지였습니다.


1️⃣ 가톨릭 신자 되기: 이 옵션은 세례를 받기까지 꾸준히 성당에 다니며 교리를 배워야 합니다. 제 믿음과 맞지 않는데 세례를 받는 것도 마음이 불편하고 세례 받기까지 약 5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저는 가톨릭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교리를 몇 달 배우다가 결국 맞지 않아 세례 직전 때려치운 적이 있어요… 그 일이 20년 후 딸아이 학교진학에 어려움이 있을 줄 모르고!!! 나 자신 왜 그랬니 ㅠㅠ)


2️⃣ 사립학교 보내기: 당장에야 아이를 보낼 수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비싼 등록금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요. 아이가 기왕 캐나다에서 첫 학교를 가는데 적응 다 해놓고 영주권 취득 후 공립으로 다시 옮긴다면 너무 힘들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안정적으로 친구를 사귀고 학교에 다니길 원했습니다.


3️⃣ 워킹 퍼밋 기다리기: 영주권을 신청할 때 워킹 퍼밋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청 후 나오기까지 약 4-5개월 걸립니다. 워킹 퍼밋이 있는 사람의 자녀는 당연히 캐나다에서 무료로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습니다.


4️⃣ 남편이 딸아이를 공식 입양하기: 캐네디언 부모의 자식은 무조건 캐네디안이 될 수 있고 그렇기에 당연히 학교에 갈 수 있습니다. 제가 아이의 친권, 양육권을 모두 갖고 있음에도 딸아이는 남편의 공식 ‘친자’가 아니므로 딸아이를 친자식으로 입양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전남편이 딸아이의 친자를 포기해야 합니다. 전 남편은 친자를 포기하기 어려워했고 저 또한 아이의 뿌리를 흔드는 것은 아닌가 싶어 당장 추진하기에는 다른 의미로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5️⃣ 전문대학 ESL 코스 등록하기: 저희 동네 전문 대학교에서는 진학 전 ESL코스를 수강할 수 있는데 ESL수강생만 되어도 부모의 학생비자로 자녀가 지역 공립학교를 무료로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1-2년 정도 장기 휴직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 아이의 자녀 교육과 본인의 공부를 위해 많이들 오시더라구요. 제 경우 학생 비자를 별도로 발급 받아야 하는데 2-3개월 걸리겠더라구요.


6️⃣ 영주권 레터가 나올 때까지 한정 없이 기다리기: 영주권이 100% 나온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나온다 해도 빨라야 1년 정도 걸립니다. 이미 아이가 6개월 정도 학교에 가지 않았던 터라 더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여섯가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당시 남편은 본국에 가있던 상황이라 오롯이 저 혼자 선택하고 추진해야 했지요. 그나마 5번이 가장 나아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기가 생겼습니다. 아이들 인권을 최우선으로 치고 평등과 자유를 운운하는 캐나다에서 이것이 말이 되는가 싶더라고요. 버젓이 법에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어차피 당장에 학교를 가지 못한다면 이 법에 나온 근본 원칙을 가지고 교육청을 대상으로 설득하고 싸워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결국 선택한 것은 전혀 다른 새로운 옵션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역 교육을 담당하는 국회의원 사무실에 연락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하지만 국회의원들이야말로 법을 제정하고 근본원칙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잖아요. 당시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니 본인들이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케이스를 접수한 이틀 뒤 철옹성 같던 지역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부 교육청장쯤 되는 사람이 미팅을 하자고 하더군요. 희망을 품고 미팅에 나갔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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