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주는 말 말 말

회사에서 살아남기#1

by 릴리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상처받게 말하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상처 입게 하는 말 말 말.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들이 뱉는 그 말들에 상처를 받는

내 모습을 본다.


7시쯤, 야근을 하고 있었다.

같은 팀 내의 옆 그룹에 문의할 것이 있었다.

그룹장님만 남아계셔 메신저로 예의 바르게 문의를 드렸다.


답변을 잘 주셨다.

연관된 것을 하나 더 문의드렸다.


곧 사무실 내 자리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니

"핸드폰은 옆에 없어?"라고 하셨다.

그날 하필이면 핸드폰을 집에 놓고 온 날이었다.

핸드폰으로 업무 연락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었다.


근데 별 말도 아닌 것 같은 이 부분 "핸드폰은 옆에 없어?"에서 나는 당황했다..

핸드폰으로 전화하기로 했으니 대기해야 했던 상황도 아닌데,

"핸드폰은 안 받네."라고 해도 되는 것을 굳이 저렇게 돌려 물어보는 건 핸드폰 전화를 받지 않은 나를 비꼬며 혼내는 것으로 생각됐다.


그런데 말투를 제외하고 내용만 두고 지금 생각해 보면 의도는 없었던 것도 같다. 이런 방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고 저런 방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너무 내 기준으로 생각한 것 같다.


사실 그분은 말투 자체가 많이 사나우시고 목소리가 버럭버럭한(?) 분이다. 회의에 처음 같이 참석했을 때는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러니 말투에 잠식당해서 그렇게 느꼈는지 모른다.


"핸드폰은 옆에 없어?"라고 말하고 나서는 내 문의에 대해 답변과 의견을 주셨는데, 그 말들도 나에겐 왜 이리 타박으로 들렸는지.

나는 그저 열심히 남아서 일하고 있었고, 혹시 몰라 문제 될 수 있는 부분을 체크한 것인데... 갑자기 혼나는 것 같고, '넌 잘 못하고 있어, 부족해' 같이 들려서 갑자기 서러워졌다.


그런데 지금 글을 쓰며 생각하면 그냥 선배로서 업무에 대한 의견을 말해준 것 같다.


마치 서장훈을 앞에 둔 어린아이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양...

자신을 알뜰살뜰 살펴주는 존재지만, 자기보다 덩치가 몇 배나 거대하고 말투가 무심하다는 이유로...

항상 울던 아가처럼..



서장훈 아저씨처럼 그냥 아기를 챙겨주려 한 것일 수도 있는데, 나는 닭똥 같이 떨어지려는 눈물을 마음에 가두며 서러움을 참았다. 그러면서 어찌 됐든 어른스러운 사회인처럼... '자연스럽게' 통화를 마무리했다.


일도 잘 마무리하고 퇴근하고 하루는 잘 지나갔지만,

'이래서... 사회생활을 오래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들었다.


나름 회사생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차에 일어난 일이라 더 쓰리다.

3년 차지만 우리 팀 모범사원상 후보로 추천받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은근 자랑 죄송합니다, 팀원들에게는 굳이 말하지 않고 있다)


다양한 말투와 언어 습관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곳인 만큼, 앞으로는 말에 상처받는 일이 줄어들길...


이런 일이 있으면 괜히 서럽고 마음이 아파서

나도 말을 험하게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사실 말 험하게 하는 게 쉽지도 않지만

그러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더 예쁘게 말해보기로 다짐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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