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찾아온 우울, Spring Peak

오늘의 단상(斷想)

by 릴리

스프링 피크.


햇살 가득하고 새싹이 피어나는 푸릇푸릇한 봄에 오히려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차갑고 춥고 어두운 겨울을 다 지나왔는데

오히려 느끼는 우울감.


나도 마찬가지다.

힘든 일을 다 잘 견뎌왔는데,

이제 다 괜찮은 지금 왜 힘들까.


하루라도 회사를 더 나갈 수 없을 것 같던

힘든 회사 적응기도 지났고


입사 1년 만에 주축 실무진이 되어

선배들이 미루는 일을 다 처리하던

정신없던 업무 짬통 시기도 지났고


엄마 아빠의 건강과 안위를

심히 걱정하던 시기도 지났고


웨딩 촬영을 위해 생애 첫 다이어트를 하며

나한테는 없는 줄 알았던 식탐을

매일 참는 시기도 지났고


새로운 적성을 찾기 위해

10개월 동안 수업을 들어야 하는 과정도

다 끝나서 프로로 활동할 수 있는,

기다리고 기다려왔던 날이 왔는데


왜 나는 우울함을 느낄까

다 잘 지나왔는데,

이런 내가 대견한데,

남들과 비교하는 것도 아닌데.


마치 봄처럼.

햇빛이 가득하고 어느새 돋아난 새싹으로 푸릇푸릇한데.


그래, 봄도 아직 추우니까.

방심하면 감기 걸리니까.

더 따듯한 날이 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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