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그건 바로 '나'여야 한다고.

by 글빛현주


나는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나? 정말 내가 맞을까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저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저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믿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잘 만들어진 나’를 알고 있었습니다.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눈치 보느라.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습니다.

착하다는 말, 사람 좋다는 말, 배려심 많고 인정 많다는 말.

그런 말 들으며 사는 게 잘 사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게 정말 내가 원해서 하는 행동일까?'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닐까?’

저는 후자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저 ‘좋은 사람’이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쓴 것뿐이었지요.


글 쓰며, 공부하며 깨달았습니다.

‘나를 가장 모르는 사람은 나일 수도 있겠구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보다

나를 잃지 않는 마음이 먼저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나를 깎아내리고, 숨기고, 미루고,

기대에 맞추기 위해 애쓰는 삶.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속으론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애써 단단한 척, 흔들리지 않는 척했습니다.


"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

"너네가 좋아하는 게 엄마가 좋아하는 거지."

"아니, 엄마가 좋아하는 거, 엄마가 먹고 싶은 거 말이야."

"그러게……. 뭐가 있을까. 잘 모르겠네."


그 단순한 질문이 오래 남았습니다.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싫은지,

왜 어떤 말에는 유난히 상처받는지,

어떤 건 견딜 수 있고

또 어떤 건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실은 묻지도 않았고 생각도 안 했죠.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나에게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 써 보기도 했지요.


이제는 저에게 말합니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여야 한다고.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바라보고,

누구보다 나에게 정직해지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전에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나를 알아간다는 건 용기가 필요했어요.

그동안 몰랐던 나를 마주해야 했으니까요.

나를 안다는 건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아니에요.

평생 조금씩 배워가는 공부입니다.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조금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내가 나를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는 사실이니까요.


그 한 걸음이,

앞으로의 시간을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바꿔 놓을 테니까요.


[글빛이음]글빛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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