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오늘

잘 쓰려면 잘 살아야 합니다.

by 글빛현주

‘일기’라고 하면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그리고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2016년 독서모임을 시작하면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공부도 했었는데요.

학교에서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웠던 지식과는

마음부터 달랐습니다.

암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니

조금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알면 알수록

감탄하고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5년은 총무공 이순신 탄신 480주년,

즉 8주갑을 맞는 뜻깊은 해라고 합니다.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충무공의 정신과 기록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은

놀랍고 감사한 일입니다.


아산 음봉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가,

염치읍에는 현충사가 있습니다.

지나는 길에 가끔 들르곤 하는데요.

단정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묘소는

장군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에 관한 책만도

십여 권은 넘게 읽은 것 같은데요.

전쟁의 한가운데에서도, 나라의 운명이

바람 앞 등불처럼 흔들리던 그 상황에서도

하루하루를 기록으로 남겼다는 사실.

담담히 적어 내려간 일기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마음’이라 느껴졌습니다.

그 진실함과 절실함이

조용하지만 뜨겁게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나는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나는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기록하는가.”


이순신 장군의 일기는

‘의무’가 아니라 ‘마음’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붙드는 글.

충무공의 기록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도

이런 진실함과 단단함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글'의 무게를 느낍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짧은 문장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도 있고

혹은 훗날의 나에게 다시 말을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


보잘 것 없는 소소한 글이라도 마음을 다하자.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 ‘나’를 위해.


그리고 언젠가 내 삶을 돌아볼 때

부끄럽지 않을 오늘을 살자고

다짐해 봅니다.



[글빛이음]글빛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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