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지금이라도 답을 찾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그 자체로 제게 큰 위로가 됩니다.
이제야 겨우, 나에게 질문하기 시작했거든요.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누가 듣는 것도 아닌데,
그저 조용히 나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 보는 것뿐인데도
솔직한 답을 꺼내는 일이
아직은 어색하고, 여전히 부끄럽습니다.
죄를 짓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왜 이렇게 숨기고 싶은지
왜 이렇게 솔직하기 어려운지
어쩌면 진짜 나와,
바라고 원하는 나 사이의 거리.
그 간격이 너무 멀어 부담스럽고,
좁히려 하다 보면 또 포기하게 될까 봐,
실패할까 봐 두려워서인지도 모릅니다.
보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
내가 너무 한심하고 미워질 것 같아서요.
최근 제 마음을 말하자면 이렇죠.
"정말 다이어트하고 싶은 거야? 언제까지, 얼마나 빼고 싶은데?"
"음… 12월 20일, 잠실 교보문고 사인회 하잖아. 그때까지 5kg? 그 정도면… 만족할 것 같은데."
"그래, 좋아. 어떻게 뺄 건데?"
"밖에 나가서 운동하는 건… 귀찮고, 지금은 또 겨울이라 추워서. 불가능해!
집에서 유튜브 보면서 운동하는 거? 그거라면 도전할 만 한데. 한 시간 정도? 움직여 볼까."
"언제부터?"
"오늘! 지금 당장!"
"결심했어? 오케이! 할 수 있어! 그래, 이현주! 응원한다! 아자아자! 파이팅!!"
"아... 고마워! 하하하하하…"
BUT! 현실은, 속마음은 이렇죠.
다이어트는 무슨! 이 나이에! 건강하면 된 거지. 뭘 더 빼겠다고 난리야.
예뻐지고는 싶지. 그런데 살 빼는 게 어디 쉬워? 뺐다가 곧 찔 텐데 요요가 더 무섭다잖아.
야! 살 좀 있으면 어때! 그게 뭐 대수라고…
하고 싶은 마음과 하기 싫은 마음이 서로 끌어당기며 줄다리기를 합니다.
어쩌면, 다이어트를 못 하는 게 아니라,
나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한 내가 더 큰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정말 원하는 게 뭘까?”
“그냥 솔직하게 말해 봐, 뭐 어때? 괜찮아!”
이제야 겨우 묻습니다.
이제야 겨우, 나를 마주합니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5kg든 500g이든!
혹은 눈곱만큼의 아무런 변화가 없든!
언제나 마음이, 나에게조차 솔직해질 용기가 부족했던 것이 문제였지요.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질문에 따라 답을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결심인지,
정말 나를 위해 선택한 목표인지 말이죠.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들과 비교하며 불안해하고 초초한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더 사랑하고 싶어서
사는 동안은 나와 건강하게 지내고 싶어서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짐은 되고 싶지 않아서
진심, 그 마음을 이제 이해합니다.
솔직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저는 아직도 가끔 저를 속입니다.
그럼에도 솔직해지기 위해,
있는 그대로 나를 마주하기 위해 애씁니다.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온전히 나를 이해하고 받아 줘야 하잖아요.
그 한 사람이 '나'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백지'
어떤 글을 쓰던, 지우고 다시 쓰던,
심지어 낙서를 하든! 욕을 하든!
판단하고 비판하지 않습니다.
백지는 다 받아주죠.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하고
조금은 더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백지처럼 내가 나를 이해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질문을 합니다.
“진짜 너를 위해!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야?”
[글빛이음] 글빛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