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작가, 글을 구체적으로 쓰고 싶다면

by 글빛현주



보이는 글을 쓴다는 것

처음 글을 썼던 날을 기억합니다.

2022년 2월, 집 앞 스타벅스 2층 구석 자리.

노트북을 펼치고 전원 버튼을 눌렀습니다.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 얼마나 멍하게 앉아 있었는지.

커피가 식어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하얀색 화면,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봤습니다.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어요.

겨우 한 줄 쓴 문장.


"그날 날씨가 좋았고, 기분도 좋았다."


괜히 뿌듯했습니다. 저장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읽어보니 이상했습니다.

한동안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문장 수업을 반복해 들으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초보 작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이 문장이라는 것.

날씨가 좋다는 건 얼마나 맑은 건지. 기분이 좋다는 건 어떤 종류의 좋음인지.

문장은 있었지만, 장면이 없었습니다.


보이는 글과 보이지 않는 글의 차이는 딱 하나입니다.

독자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느냐, 그렇지 않으냐.


오늘은 눈에 보이는 장면, 그 문을 활짝 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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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가


글은 '전달'입니다.

독자는 나의 감정을 듣고 싶은 게 아닙니다.

그 감정을 직접 느끼고 싶어 하지요.

그러려면 독자가 그 상황, 그 장면으로 들어올 수 있어야 합니다.

추상적인 글은 독자를 짐작하게 합니다. 구체적인 글은 독자의 손을 잡고 안으로 데려갑니다.



"힘든 하루였다" 이건 독자를 머뭇거리게 만들죠.

"퇴근길, 에스컬레이터에 서서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 그냥 천장만 바라봤다"

이 문장은 그날, 그 시간에 작가와 독자가 함께 있습니다.

독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눈물이 차오르는 순간,

소름이 돋는 순간.

모두 구체적인 문장이 만들어낸 기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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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쓴다는 건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보이게 쓰는 것'입니다.

보이게 쓴다는 건, 오감을 쓴다는 뜻입니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냄새, 촉감, 맛.

이 중 하나라도 글 안에 생생하게 살아있으면,

독자는 그 장면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구체적으로 쓴다는 건 숫자와 이름을 쓰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카페"보다 "1980년대 가구가 그대로인 카페"가 더 선명합니다.

"친구를 만났다"보다 "10년 만에 민준이를 만났다"가 더 생생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슬펐다"라고 쓰지 마세요. 슬펐을 때 내가 한 행동을 쓰는 겁니다.

밥을 남기는 것, 메시지를 썼다 지우는 것, 웃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것.

독자는 그 행동을 보며 스스로 '아! 슬프구나'를 느낍니다.

그 느낌이 훨씬 강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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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쓰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세 가지가 달라집니다.

첫째, 독자가 기억합니다. 추상적인 글은 읽고 나면 흩어집니다. 구체적인 글은 장면으로 남습니다.

독자는 장면 속 자신의 감정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둘째, 글에 신뢰가 생깁니다. 구체적인 디테일은 "나는 이걸 실제로 겪었다"는 증거입니다.

독자는 그 디테일에서 진짜를 감지합니다. 글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셋째, 작가 자신이 달라집니다. 구체적으로 쓰려면 자기 경험을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구체적인 글을 쓴다는 건, 잊고 있었던 기억을 다시 꺼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에 의미를 붙이는 일입니다. 쓰기 전에는 몰랐던 내 삶의 가치, 쓰면서 발견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글은 재능이 아닙니다. 습관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직 꺼내지 못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식어가던 커피, 창밖으로 보이던 가로수, 누군가 건네던 따뜻한 손.

그것들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그저 아직 쓰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오늘 그 장면 하나를 꺼내 보이기만 하면 됩니다.

보여주는 글은 이미 그걸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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