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젊은 부부의 이야기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 결혼을 했다.
두 사람 모두 독신주의자들 이였다.
남들보다 더 결혼하기를 두려워했던 만큼, 속된 말인, '결혼 안 한다는 사람들이 더 빨리 결혼하더라.'는 말처럼 여자의 나이 25살과 남자의 나이 27살에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였다.
독신주의자들의 특징은,
대게 너무나도 외로운 사람의 본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결혼을 하더라도 배우자가 나를 온전히 100퍼센트 이해를 못해준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은 결혼을 꺼려한다.
그 여자가 독신주의자가 된 이유는 오직 두 가지. 남성혐오증과 사람 자체를 믿지 못함 이여서였고,
그 남자가 독신주의자가 된 이유는 단 한 가지, 여자들에게서 무한한 사랑을 받고 싶은 애정결핍 때문이었다.
그들은 서로 다르게 온 우주를 접하면서 제 짝을 만날 때까지 삶을 살아보려 발버둥 쳤다.
여자는 억지로라도 남자들을 만났고, 그러다가 정말로 큰 사랑에 빠져버렸다.
불같은 사랑 후, 사실 그 남자가 유부남인 자신의 신분을 속였다는 사실에 큰 상실감을 얻어 사랑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냉소적 인간이 되었다.
남자는 즐기면서 여자들을 많이 만났고, 그러다가 여자와 마찬가지로 큰 사랑에 빠져버렸다.
원체 해오던 원나잇의 실수가 사랑이 되어 버리면서 그는 더 이상 사랑을 할 수 없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사랑을 믿지도, 할 수 도 없는 두 남녀가 만나 결혼을 했다. 그들의 결혼생활은 이러했다.
결혼 후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쭉 따로 살고 있다. 법적 서류의 혼인 상태인 그들.
결혼의 형태도,
동거의 형태도 아닌,
그들만의 결혼.
그들의 결혼생활은 비록 완벽의 형태는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혹은 남들이 하는 만큼 강물 흐르듯이 잘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사상이 너무나도 궁금해 물었더니 이런 답이 왔다.
여자는,
[그는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를 원망하며,
지내 온 사람이었어요.
남자가 아닌, 그냥 그런 사람.]
남자는,
[그녀는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외로움을 홀로
견뎌내고 감내하며 살아온 사람이었어요.
여자가 아닌, 그냥 그런 사람.]
그들의 말은 즉,
성별과는 상관없는,
나이와는 상관없는,
한 사람을 만나서 행복감에 젖어,
충동일 지도 모르는 결혼을 해 버렸지만,
지금까지 쭉 잘 유지해 오고 있다는 이야기.
그들의 미래가 어찌 될지,
아이를 가지게 될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게 될지,
어쩌면 그냥 그대로 살지,
어쩌면 이혼을 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결혼이란 것은,
다 사회적 억압과 속박 속에서 나오는 법적인 고리이고, 그 벗어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에서 나올 수 있는 것 또한 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람뿐이다.
꼭 똑같기만 한 사람들이 결혼을 해야만 평안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꼭 다르기만 한 사람들이 결혼을 해야만 평안한 가정을 이루는 것 또한 아니다.
꼭 독신주의자들이 평생을 독신주의자로 살게 되는 것도 아니고,
꼭 결혼에 대한 갈망이 강한 자들만이 결혼을 잘 하게 되는 것도 아닌,
결혼은 그저,
충동적인 사랑으로 피워낸 꽃일 뿐이다.
이것을 나는 사람에게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