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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방인 Sep 22. 2015

나무 5: 독신주의

어느 젊은 부부의 이야기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 결혼을 했다.

두 사람 모두 독신주의자들 이였다.



남들보다 더 결혼하기를  두려워던 만큼, 속된 말인, '결혼 안 한다는 사람들이 더 빨리  결혼하더라.'는 말처럼 여자의 나이 25살과 남자의 나이 27살에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였다.


독신주의자들의 특징은,

대게 너무나도 외로운 사람의 본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결혼을 하더라도 배우자가 나를 온전히 100퍼센트 이해를 못해준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은 결혼을 꺼려한다.


    그 여자가 독신주의자가 된 이유는 오직 두 가지. 남성혐오증사람 자체를 믿지 못함 이여서였고,

    그 남자가 독신주의자가 된 이유는 단 한 가지, 여자들에게서 무한한 사랑을 받고 싶은 애정결핍 때문이었다.



그들서로 다르게 온 우주를 접하면서 제 짝을 만날 때까지 삶을 살아보려 발버둥 쳤다.


    여자는 억지로라도 남자들을 만났고, 그러다가 정말로 큰 사랑에 빠져버렸다.

    불같은 사랑 후, 사실 그 남자가 유부남인 자신의 신분을 속였다는 사실에 큰 상실감을 얻어 사랑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냉소적 인간이 되었다.


    남자는 즐기면서 여자들을 많이 만났고, 그러다가 여자와 마찬가지로 큰 사랑에 빠져버렸다.

    원체 해오던 원나잇의 실수가 사랑이 되어 버리면서 그는 더 이상 사랑을 할 수 없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사랑을 믿지도, 할 수 도 없는 두 남녀가 만나 결혼을 했다. 그들의 결혼생활은 이러했다.


결혼 후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쭉 따로 살고 있다. 법적 서류의 혼인 상태인 그들.


결혼의 형태도,

동거의 형태도 아닌,

그들만의 결혼.


    그들의 결혼생활은 비록 완벽의 형태는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혹은 남들이 하는 만큼 강물 흐르듯이 잘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사상이 너무나도 궁금해 물었더니 이런 답이 왔다.


여자는,

[그는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를 원망하며,

지내 온 사람이었어요.

남자가 아닌, 그냥 그런 사람.]


남자는,

[그녀는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외로움을 홀로

견뎌내고 감내하며 살아온 사람이었어요.

여자가 아닌, 그냥 그런 사람.]


그들의 말은 즉,

성별과는 상관없는,

나이와는 상관없는,

한 사람을 만나서 행복감에 젖어,

충동일 지도 모르는 결혼을 해 버렸지만,

지금까지 쭉 잘 유지해 오고 있다는 이야기.


그들의 미래가 어찌 될지,

아이를 가지게 될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게 될지,

어쩌면 그냥 그대로 살지,

어쩌면 이혼을 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결혼이란 것은,


다 사회적 억압과 속박 속에서 나오는 법적인 고리이고, 그 벗어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에서 나올 수 있는 것 또한 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람뿐이다.

꼭 똑같기만 한 사람들이 결혼을 해야만 평안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꼭 다르기만 한 사람들이 결혼을 해야만 평안한 가정을 이루는 것 또한 아니다.

꼭 독신주의자들이 평생을 독신주의자로 살게 되는 것도 아니고,
꼭 결혼에 대한 갈망이 강한 자들만이 결혼을 잘 하게 되는 것도 아닌,

결혼은 그저,
충동적인 사랑으로 피워낸 꽃일 뿐이다.

이것을 나는 사람에게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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