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추석 음식을 함께 하다.
얘들아!! 정말 고마워.
아빠가 참 감사하네.
오늘 추석 음식을 하느라 고생했지?
평소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어.
무려 14시간이나 음식을 하다니,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네.
심지어 이전보다 음식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야.
끝까지 옆에서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빠는 사실 오늘처럼 우리가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 수 없을 줄 알았어.
왜냐고?
지난겨울 할머니가 아프셨기 때문이야.
설날 이후 갑자기 병원에 가셨어.
의사 선생님은 할머니 뇌에 문제가 있다고 하셨어.
너희가 엄마를 사랑하는 것처럼,
아빠도 아빠의 엄마를 정말 사랑한단다.
병원에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힘들었어.
'할머니가 못 일어나시면 어떻게 하지?'
'이젠 난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을 했어.
근데 말이야.
할머니는 정말 대단하시더라.
병원에서 잘 치료받고 퇴원하셨어.
그리고 운동을 열심히 하셔서 이전 모습으로 거의 회복하셨어.
물론 체력이 조금 떨어지셨지만,
아빠가 기억하는 강한 엄마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셨어.
오늘 할머니는 예전처럼 우리에게 작전 지시를 하셨어.
'이거 가지고 와라. 양념해라. 부침개 시작해라.'
아빠는 너무 감사하더라.
이렇게 함께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게 돼서 눈물이 살짝 나기도 했어.
하지만 할머니도 이제 힘드신가 봐.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
예전만큼 할머니 몸이 빠르지 않았어. 그리고 금세 피곤해하셔.
이젠 우리가 할머니 곁에서 지켜드려야 할 때인 것 같아.
이게 바로 '감사함'인 것 같아.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오래 있는 모습 말이야.
어제 달리기 하는데 다은이가 물어보더라.
"아빠 왜 이렇게 열심히 달리기 해?"
그 답을 알려줘야겠네.
'아빤 건강한 모습으로 너희 곁에 오래 남아 있으려고 운동하는 거야.'
친할머니, 친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언제까지 우리 곁에 있을지 아무도 몰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함께 있는 동안 더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해.
네 분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계시는 것을 기도해 보자.
아들아, 딸아 감사함은 멀리 있지 않아.
늘 우리 곁에 있는 거란다.
오늘은 어떤 감사함이 있었는지 한 번 돌아보고 잠자리에 들면 어떨까?
그리고 기억하렴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