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닮지 않았으면 해.

by 글곰

방학을 맞이한 1호가 할머니와 함께 미장원을 다녀왔어.

집에 돌아왔다는 문자를 받았어.

엄마와 아빠는 어떻게 스타일이 바뀌었을지 궁금했어.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어.


엄지 척을 하며 사진 한 장을 올려줬어.

긴 머리를 스트레이트로 쭉 편 모습이 인상적이더라.

아빠도 1호의 포즈를 따라 하며 엄지 척 사진을 올렸어.


할머니가 옆에 계셨나 보더라.

둘이 똑같이 생겼다고 말씀하시더래.


그렇지.

물보다 진한 게 피잖아.

조금은 다를 수 있어도 생김새가 크게 다를 수 없지.

너희 세 명도 안 닮은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서로 닮아 있어.

특히 1호의 어릴 적 사진과 3호의 어릴 적 사진은 구분을 못하겠더라.


가족은 생김새만 똑같은 게 아니야.

함께 오랜 세월을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활 습관도 비슷해지더라.

먹는 거, 입는 거, 씻는 거까지 말이야.


이렇게 살다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면 부부끼리 갈등이 생기기도 해.

전혀 다른 환경에서 20년 이상을 자라오다 한 집에 살게 되니 불편할 수밖에 없지.

심지어 치약 짜는 방법 때문에 싸우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


질병도 닮는다는 말을 들었어.

'가족력'이라는 말이 있거든.

아빠 생각엔 식습관이 주요한 이유라고 생각해.

비슷한 것을 먹으니 비슷하게 아픈 거 아닐까?


1호가 아빠와 닮았다는 이야기에 미소가 지어졌어.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더라.


'아빠의 나쁜 습관을 절대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이야.

마흔이 넘어서 좋은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있어.


오랜 시간 하지 않던 일을 하려니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야.

한 번에 바뀌지 않으니 꾸준히 해낼 수밖에 없어.


이 모습 전의 아빠 기억나?

매일 술 마시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주말이면 이리저리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만 했어.


이런 모습을 닮지 않았으면 좋겠어.

좋은 것만, 너희에게 도움 되는 것들만 배워갔으면 해.

엄마, 아빠의 좋은 점만 너희에게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


이런 습관도 결국 너희가 마음먹기에 달렸어.

스스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도전해 보는 거야.

때론 '난 아빠. 엄마처럼 살지 않을래!!'라며 화를 내도 좋아.

그게 오히려 너희를 단단하게 해 줄 수 있는 동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이 전부 맞다고 생각하지 마.

우리가 하는 모습이 진실이라고 믿지 마.

너희 스스로 경험하고 배운 것을 믿어나가야 해.

물론 엄마, 아빠가 조금 더 경험을 했으니 조금 쉬운 방법은 알려줄 수 있어.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너희 갈 길은 스스로 헤쳐나간다는 거야.


함께 응원하며 멋진 인생을 걸어가는 우리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