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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곰돌이 Jul 25. 2024

시작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

'이 아이를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어'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세 아이 아빠입니다. 

중2, 초5, 초3 아이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막내 아이가 2학년이 되면서 긴 양육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양육자가 아니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이전보다 손이 덜 가는 것이지요.

본인이 직접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터널을 빠져나올 즈음 저의 지난 10여 년을 뒤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배우자와 함께 아이를 키우고 사회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나에게 남은 것은 뭐지. 난 어디로 가고 있는 거?'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저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난 무엇을 좋아했는가?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였습니다.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며 하나씩 하나씩 삶의 퍼즐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어땠을까? 지금 나란 존재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을까? 세상에서 이야기하는 성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NO였습니다. 

비록 제가 정신없이 살았던 10여 년의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니까요. 양육자의 시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자녀가 있어야 꼭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저의 모습은 제 선택의 결과이고 제가 받아들여야 하는 모습인 거죠. 

특히 셋째 아이를 볼 때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셋째를 가졌을 때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엄청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셋을 어떻게 낳냐? 돈을 그렇게 많이 버냐? 평생 애만 키울 거냐? 세상이 그렇게 쉽냐?'라며 걱정 반 조롱 반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셋째와 함께 생활하니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습니다. 언니 오빠들과 다투기도 하지만 그냥 그 자체로 사랑스럽더군요. 첫째와 둘째도 엄청 사랑하지요.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어려움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행복이 삶에 깃들어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누구의 조롱에 반응할 필요 없는 것입니다. 결국 이 모든 선택은 저와 배우자가 함께 하는 것이니까요. 지금 그들은 '셋이라 좋아 보인다'라며 부러움 섞인 반응을 하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글쓰기에 대한 생각도 함께 들더군요.

'내가 이걸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 내 모습은 어땠을까?' 

주변에 보이는 것이 변한 것은 없지만 내면이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리고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고 있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한다고 했을 때, '그거 해서 뭐 하냐. 돈도 안되는데 시간 낭비다. 내 주변에 잘 되는 사람 한 명도 없더라'묘 걱정 반 조롱 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었을 뿐입니다. 쉽게 포기하고 경제적으로 수익을 빠르게 얻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만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선택이란 다른 선택을 하는 분들만 있었던 것이지요. 그분들의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비록 8개월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 과정이 없었다면 전 예전과 다름없는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내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 없이 그저 늘 세상을 탓하고 삶에 대한 불평불만이 가득했겠지요. '시간이 모든 상황을 해결해 주겠지'라는 소극적 자세로 살았을 것입니다. 가정과 일터를 쳇바퀴 돌듯 오가는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온라인 글쓰기는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지난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게 하는 힘을 줍니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그려나가게 하며 '일단 해보자. 하면 된다'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 소리에 주눅 들어 이것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고 점점 나빠지는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그 누가 뭐라고 하던 굳은 심지를 가지고 나아가길 소망합니다.

지금 당장 변화가 없더라도 꾸준히 해내야 합니다. 우리가 결정한 것을 우리만의 속도로 성공해 나간다면 반드시 성공의 지점에 도달할 것입니다. 

오늘도 각자의 속도로 앞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잘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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