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내가 나한테 잘못한 것 같아.‘
"아빠 내 몸에 내가 잘 못한 것 같아."
"회색이 이제 검은색으로 보이네."
결막염 증상으로 안과를 내원한지 3주 만에 둘째, 셋째 아이가 안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무심했던 건지 안과 진료는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괜찮겠지'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칠판 잘 보인다고 하니까, 불편함이 없다고 하니까 신경을 쓰지 않았죠.
제가 안경을 쓰지 않다 보니 시력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역시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세상이 보이게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어려움을 함께 느끼고 공감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그 어려움을 도와주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합니다.
결막염 진료를 받던 중 시력검사를 했습니다.
아이들 난시가 심해서 안경 쓸 것을 요청받았습니다.
'안경 쓰면 생활에 불편할 텐데 어쩌나?'라며 한참을 고민합니다.
안경을 써야 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인데도 말이죠.
이 상황을 인정하기 싫어서 피할 방법을 찾아봅니다.
'루테인을 먹으면 좋아지려나, 미디어 기기를 당장 멈추게 해야 하나, 시골에 가서 살면 괜찮아질까?'라며 실현 가능성 없는 상상에 빠져버렸습니다.
참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상황을 마주하고 인정하면 되는데 말이죠.
앞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겪을 어려가지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밀 검사를 받고 안경을 맞추고 집에 돌아오는 길 아들이 말합니다.
"아빠 내가 내 몸을 소중하게 생각 안한 것 같아."
"왜?"
"내가 핸드폰을 많이 해서 눈이 안 좋아진 것 같아."
의사 선생님께서 절대로 일상생활 중 안경을 벗지 말라는 말씀에 약간 긴장했나 봅니다.
제가 불안하게 행동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괜찮아. 다겸이 잘못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다 다른 거야. 각자가 다르게 태어난 거야. 세상을 더 선명하게 보라고 쓰는 도구이니까 잘 관리하면 돼."
셋째는 신났는지 "안경 쓰니까 회색 글씨가 검정으로 보여."라고 말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내가 잘못했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 너무 무심했다.'
감기가 걸려도 부모의 잘못, 상처하나 생겨도 부모의 잘못, 밥을 잘 안 먹어도 부모의 잘못이지요.
양육자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함께 응원하며 성장하고 극복해 나가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두 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첫째,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을 피하려고 하지 말자.
'이미 벌어진 일 걱정만 해봐야 해결되지 않는다.'
'걱정은 짧게 하고 실행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타인에 대해 공감하자.
'나는 불편함이 없으니 괜찮아.'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라는 시각을 가지겠습니다.
예를 들면 '장애인 이동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사회는 어른들이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깊이 듣고 고민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아이들을 양육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소망합니다.
오늘도 삶의 자리를 지키며 한 걸음씩 걸어나가고 있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잘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잘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