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필로그.
왜 하필 카페일까? 매장 공사를 하는 것을 볼 때 제가 드는 생각입니다. 많은 업종 중에 왜 하필 카페를 할까?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그런 이유가 없었습니다.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카페를 한지는 1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다른 사장님들이 들으신다면 아마 콧방귀를 뀌지 않을까 합니다. "고작 1년정도 해놓곤" 이라는 말을 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원두를 만드는 일을 4년정도 하고 있었습니다. 옆 가게가 나가게 되면서 확장 공사를 했습니다. 확장한 공간에 카페를 시작했습니다. 커피를 시작한지는 7년이 되어갑니다. 2013년 6월에 진지하게 커피 일을 시작했으니 다음달이면 7년이 되는군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초보도 아니라고 하고 싶습니다.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이 말은 계속 커피일을 해왔고 옆에 좋은 공간이 나왔기에 시작한 것이 카페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바리스타로 일을 했습니다. 자영업을 하고 나서 부터도 다시 바리스타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처음 커피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커피가 좋아서 바리스타로 일했습니다. 오로지 그 이유 하나 때문만은 아닙니다. 다른 이유는 손님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입니다.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음료를 주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그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었습니다. 마치 회귀본능과 비슷합니다.
작년 4월 카페를 시작했습니다. 1년하고도 한달이 지났습니다. 1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잘 안날 정도입니다. 하지만 카페를 준비한 기간은 하나 하나 기억이 납니다. 그 기간이 꽤 무겁고 힘든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조여오는 시간의 압박감, 멋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섞여있는 시간입니다. 오픈 날짜는 다가오고 주변 사람들의 기대감은 커져 갑니다. 머리를 쥐여 짜야합니다. 로고부터 인테리어까지, 태어나서 안해본 일을 해야합니다. 태어나서 로고를 만들어본 적이 없는 저는 과거의 '나'를 욕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뭐했니? 포토샵도 안배우고" 과거 '나'에게 수많은 악플을 달았습니다.
인테리어도 힘들었습니다.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 했습니다. 정해진 자금에 맞춰서 진행하기 위해 돈을 아껴야 했습니다. 그래서 셀프 인테리어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이 결심은 어마어마한 실수였다는 걸 뒤늦게 알게됩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심신이 지칠대로 지칩니다.(다시 하라고 하면 돈 줘도 안할것 같습니다)
준비의 시간이 지나 오픈일이 다가왔습니다. 음료 만들기, 사이드 메뉴 만들기, SNS 업로드 등이 본격적으로 일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일이 준비 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카페'일입니다. 커피 메뉴를 만들고 그에 어울리는 사이드 메뉴를 고민합니다. 커피를 못먹는 손님을 위한 음료도 만들어야 합니다. 요즘 유행에도 신경을 써야합니다. 홍보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예쁘고 맛있는 음료를 만들었다고 해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SNS에 열심히 찍은 사진도 업로드하고 정신이 없습니다.
이런 시간이 지나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카페를 해야지'라고 마음 먹은 후, 1년 6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6개월정도의 오픈 준비 기간, 영업 1년 이 기간은 단순히 카페를 위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카페 뿐만 아니라 저한테도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커피 말고 경험이 적었던 저에게 다양한 것을 느끼게 해주었거든요. 이 시간은 저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매장을 오픈하고 제가 했던 경험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그 경험을 부족하지만 글로 남겨볼까 합니다. 이 글이 카페를 준비하는 이들에겐 도움이 될수도 있고, 아닌 누군가에겐 수필 같이 느낄 수도 있겠네요. 둘 다 느끼신다면 글쓴이인 저로써는 더 바랄 것이 없겠네요. 자그마한 저의 바람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를 하고 싶어합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카페를 시작하기도 하고, 퇴직하고 시작하기도 합니다. 젊은 사람도 나이가 든 사람들도 마음 한켠에 자기만의 작은 카페를 상상하기도 합니다. 가끔 저에게 "나중에 작은 카페를 꼭 할꺼에요" 아니면 " 동훈씨, 카페 하면 어때요?"라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카페 창업을 '사막에 오아시스'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반대로 바깥 세상이 '오아시스'처럼 느껴지거든요.
'저에게 하는 질문들에 모두 답해줄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이 한문장이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성공한 카페 사장이나 프랜차이즈 사장은 아닙니다.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말할 생각도 1도 없습니다.단순히 제가 겪은 경험을 저만의 시각으로 적어보려 합니다. 저의 경험을 저만의 시선으로 풀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