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 20 팬텀 마이크로
To. 편집장님께
무척 오랜만에 이렇게 자리에 앉아 인사말을 보내드립니다. 그동안 별일 없으셨는지요?
저도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그러니까 그날은 상쾌한 날씨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이었습니다. 태양은 따뜻하지만 적당한 바람과 선선한 공기. 몸을 움직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습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였을까요. 학창시절 이후 손도 안 대본 자전거를 타고 홀린 듯 출근길을 나섰습니다.
안 그래도 이번 봄부터는 운동이란 걸 좀 해보려고 하기도 했고, 새로운 자전거도 생긴 참이었거든요. 삼천리자전거에서 나온 접이식 전기자전거, '팬텀 마이크로'라고 하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언젯적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가 참 근사하게 들릴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멋진 가치관을 실현하기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더라고요. 일반 평지에서 승차할 만한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 포기하지 않고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을 늘 지켜보고 있었어요.
팬텀 마이크로는 우리가 흔히 '전기자전거'라고 부르는 자전거입니다. 전기자전거에도 종류가 제법 있는데, 팬텀 마이크로는 파스(PAS) 구동 방식을 채택한 전기 자전거에요. 그러면 다시 파스가 뭔지 궁금하실 텐데, 페달 어시스트 시스템(Pedal Assist System)의 준말로 페달을 밟으면 모터가 이를 도와 바퀴를 굴리는 방식입니다. 적은 힘으로도 멀리, 빠르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방식이라고 해요.
전기 자전거라고 해서 손만 까딱하면 알아서 굴러가는 걸 혹시 기대하셨나요? 스로틀 방식이라고 해서 이런 자전거도 있지만, 사실 이건 전기 스쿠터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게다가 이 자전거는 현행법상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도 없습니다.
전기자전거가 한동안은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가 없었죠. 오토바이 같은 원동기로 분류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기 자전거를 타는데 2종 이상 운전면허도 필요했답니다. 그러나 법 개정을 통해 차체가 30kg 미만, 최고속도 25km/h 미만의 파스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전기자전거'로 분류돼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가 갑자기 오늘 아침 댓바람부터 자전거로 출근한다고 문자를 보내서 많이 놀라셨죠? 안전장비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을까 많이 염려하셨을 것 같은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도시 위를 방랑하는 고독한 자전거러... 아니 싸이클러를 위한 필수품, 펜드 헬멧(FEND Helmet)을 선택했거든요.
FEND 헬멧은 440g이라는 가벼운 무게, 살짝만 잡아도 착 펴지는 헬멧, 그러면서도 안전하고, 통풍도 잘 돼서 머리 눌림도 적은 헬멧인데요. 이만하면 자출족을 위한 필수품이라고 부를 만 하더라고요. 가볍고, 부피 적고, 안전한데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제가 자랑하는 건 아니고, 예뻐서 자꾸 눈이 가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전기자전거 하면 둔탁한 무언가를 생각했는데, 이렇게 작고 앙증만한 자전거일 줄은 몰랐습니다.
도대체 배터리는 어디에 있는 거냐고 물어보실 텐데요. 배터리는 안장 아래 시트포스트에 있답니다. 이런 배터리를 그래서 시트포스트 내장형 배터리라고 한다네요.
충전은 전용 충전기를 이용하면 됩니다. 파스 1단계로 주행하면 최대 50km까지 쓸 수 있어서 가벼운 출퇴근 길에는 전기로 고생할 일이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3시간 정도 가정용 220v 플러그에 연결하면 충전이 다 끝나기도 하고요.
전기자전거가 안전한지도 물어보실 텐데요. 자전거 업계에서 삼천리자전거는 알아주는 기업이자, 그 자체로 브랜드죠. 가끔씩 들리는 불운한 사고는 인증받지 못한 자전거, 그리고 비정품 개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요. 팬텀 마이크로를 포함한 삼천리자전거의 자전거와 배터리 충전기는 KC 인증을 받았습니다. 전기자전거 지정점을 따로 운영하고 있어 서비스를 받을 때 이쪽을 이용하시면 된다고 하네요.
어휴, 숨이 조금 차네요. 잠시 쉬었다 갈게요.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