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기로에 서있다
간호조무사 실습이 어느덧 중반을 향해 달려간다.
지금까지 내 글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무슨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주를 이루었지만 쓰다 보니 이런 얘기는 누군가에게는 생소하고 재밌는 일화일 수 있지만, 진정으로 간호조무사 되기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몇 개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도 전부다 글로 쓰지 못한 이유는 차마 적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써야 하고 쓰지 말아야 하는지 감별하는 기준이 높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습생이라는 낮은 지위가 아니라면 듣지 않았을 말들, 일반 기업체에서라면 별 것 아닌 일이 실습생 위치에서는 크게 다가온 것들…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생각해 본 시간이 결코 적지 않았지만 이곳에 일일이 적지는 않았다.
되도록이면 즐겁고 신기하고 생소하고 이 길을 권하는 정보들로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다는 건 우리나라 많은 숫자의 경단녀와 전업주부들이 사회에 나갈 수 있는 희망을 갖기 원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조금은 다른 이유로) 경단녀가 되었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수개월을 보내버리는 경우를 숱하게 봐왔다.
간호조무사를 준비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으로 꼭 이 길이 아니더라도 어떤 걸 하면 나한테 맞고 안 맞는지 알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실습 갔다 돌아온 힘들고 지친 시간에도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느 과에서 일하냐에 따라 분위기와 성격이 천차만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좋긴 하다.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여자로 태어나 나 자신을 단 5%만이라도 온전히 펼쳐보고 갈 수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지 않을까?
자신을 믿고 아직도 무궁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걸 믿고 한 번쯤 도전해 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에서 쓸 수 있는 글도 있고 쓰지 못하는 글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솔직히 한동안 글 올리지 못한 미안함을 자비롭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렇다.
실습 중반부에 있는 지금 처음에는 들지 않았던 복잡다단한 마음이 생겼다. 언젠가는 이 마음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과 시간과 여유가 생기길 바라며, 내일도 실습처로 나갈 준비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