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가 터지기 전 전조증상

by 실버반지

충수염이 급성이라고는 하지만 분명 전조증상이 있었다.


수개월 전부터 오른쪽 난소 위치가 아팠고 그 때문에 질초음파를 볼 때마다 난소 쪽을 봐달라고 요청했다.


오른쪽 난소 부위가 아팠지만 오른쪽 왼쪽 다 보아도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아 비특이적 통증이라고만 결론을 내렸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것도 충수염 전조증상이지 않았을까 싶다.


난소를 쿡쿡 찌르는 통증이 있고부터 충수가 터지기 수개월 전쯤에는 오른쪽 맨 아래 갈비뼈가 아팠다.


갑자기 시작된 갈비뼈 통증에 이건 왜 아플까 의아하긴 했지만, 기침할 때나 숨을 크게 들이마실 때처럼 복압을 가하기 전에는 그리 신경 쓰일 정도가 아닌 미미한 통증이었다. 게다가 일정 상 병원도 못 가는 처지여서 갈비뼈(?) 통증이란 걸 의식할 겨를이 없었다.


근데 이상하다 느낄 때는 정말 이상한 거다.


그 통증이 바로 터질 위기에 놓인 충수가 보낸 최후통첩이었고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알아봤어야 하는 게 몸에 대한 도리였다.


그렇게 방치된 옆구리 통증은 충수 안쪽에서 서서히 올라온 염증이 드디어 겉면까지 도달해 주변 장기로 고통을 이관하기 시작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오른쪽 아래 갈비뼈 통증이 있고 나서 몇 개월 후 아침에 눈을 뜨면 복통과 함께 설사가 동반되었다.

골치를 아프게 하는 일들이 있어 소화가 안 되나, 아침 일과를 7시 30분부터 시작해야 하는 변경된 일정으로 인해 몸이 적응하는 과정인가.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여 보았다.


배변이 양호하지 못하다 보니 대장내시경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생야채나 과일을 삼가며 고기 먹을 때 쌈채소도 손대지 않았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자 장에 무슨 큰 문제라도 생긴 것이 아닌가 걱정됐다.


설사는 1~2개월 정도 매일 아침마다, 어떤 날은 변비로 바뀌기도 하며 설사와 변비를 오고 가던 중 황복이 제철이니 임진강으로 황복회를 먹으러 가자는 요청을 설사를 핑계로 거절하고 잠든 날 밤이었다.


극심한 체증으로 새벽 두 시경 잠에서 깼고, 탈수가 우려되어 물 한 잔 마시고 다시 잠을 청했을 때 정신이 혼미하고 오늘 하루만 쉬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던 날 충수가 터져 버렸다.


매일 오가던 길임에도 운전대를 잡고 가는 게 겁이 났고,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가는 플레어 라인 원피스가 미친 듯이 가슴을 답답하게 조여오며 진땀이 흐르던 그 시각.


충수가 터졌다.



겪어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오른쪽 하복부, 옆구리, 갈비뼈 등 복부나 등허리 쪽 우측 부위가 아프다면 충수염 수술 병원 먼저 가보라고 하고 싶다.


내가 의사가 아니지만, 어쨌든 옆구리가 아파본 환자였던 경험으로 옆구리 통증은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나 고민했던 시간에 빨리 충수염 병원을 찾았다면 터지도록 시간을 지체하진 않았을 것이다.


충수염 상태에서 수술하는 것과

터져서 복막염까지 가서 수술하는 건 예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더욱 알려주고 싶다.


산부인과부터 편의점에서 가스활명수를 마시고 신장내과까지 다녀오는 동안 어느 병원에서도 못 잡아낸 충수염 진단을 외과에서 한 번에 찾아냈다.


외과가 있는 수술병원에서는 질초음파는 아니지만 복부초음파도 보고, 신장내과에서 했던 소변검사도 하고, CT도 촬영하고, 전문의 촉진으로 충수염 부위를 눌러 압통을 관찰하기도 한다.


그동안 거쳐갔던 병원들에서 했던 검사를 한 번에 다 해서 충수염 진단을 내렸다. 이로서 그간 나를 괴롭혀 온 옆구리 통증과 설사 오른쪽 하복부를 쿡쿡 찌르는 증상은 막을 내렸다.


수술 후에는 저런 증상이 없어졌고, 염증으로 요동치던 수치들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오른쪽과 왼쪽이 동시에 아프다면?

그건 나도 모르겠다.


왼쪽은 멀쩡한데 오른쪽만 엄청나게 아프다면

금식하고 충수염 수술하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얼마나 빨리 수술하고 빨리 낫는지가 회복하는데도 중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수술을 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