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버반지 Jan 12. 2024

약가 2

사회적 비용

백대백 약을 고용량으로 쓰다 보니 130이라는 금액이 나온 것이다. 배양할 때도 특수한 시술이 들어가야 해서 그 금액도 만만치 않을 예정이다.

내 주머니는 탈탈 털렸다.


젊을 때 노화가 덜 된 난자를 채취하면 이런 비용도 안 들어갈 텐데. 더 좋은 건 채취할 필요도 없이 자연 임신을 하면 시험관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 어디 이것뿐인가? 고령 임신일수록 기형아 비율도 높아지고 신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 출산을 원치 않아 자연 유산, 선택 유산을 하면 이것 또한 비용이다. 만약 출산을 결심하고 그대로 낳아 장애아가 세상에 나오면? 장애아를 발달시키고 돌보는 의료, 교육, 복지 비용이 엄청나다.


여기서 끝일 것 같나? 언젠가 말한 적 있지만 시험관 시술 중인 여자 직원을 배려해 주는 기업은 우리나라 단 군데도 없다. 금액 지원하는 거 말고 인식을 말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미래와 사회 발전을 위해 고통을 감수해 가며 하는 것이니 일하는 것 못지않게 중대한 일이다라고 생각하는 회사는 없다. 쟤는 뭐 하는데 병원을 맨날 가 하는 그 시선 잊을 수가 없다. 시험관 한 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차수가 올라갈수록 퇴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돈이 아니라 인식 때문이다.


시험관을 하지 않고 여자 인력들이 정년까지 일을 한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고 퇴사를 선택하고 직장생활과 시험관을 바꾸는 기회비용은 얼마인가? 누가 이것 좀 계산해 주시겠나요?


20대  건강한 나이에 자연스럽게 임신해서 건강하게 출산하고, 임신하기 위해 쓰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여가와 레저에 투자하고, 주말과 공휴일을 여행 다니며 그 돈을 소비 경제에 쓰는 게 사회적으로 더 이득이지 않나? 사람의 몸을 가지면 특수한 이상이 없는 한 임신은 몸만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일을 제 때 못하고 결혼이 늦어져 결혼하느라고 비용 쓰고 시간 쓰고, 결혼하면 임신하느라고 울면서 병원 다니고 이 뭐 하는 짓인가요.


신체가 건강할 때 자연스럽게 임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는 게 임신출산 비용으로 막대한 지출을 하는 것보다 이득이다. 경제성만 놓고 봐도 그렇고, 몸이 돌아가는 라이프 사이클을 봐도 그렇다. 한 명의 인간이 오롯이 생겨나는 일이다. 아이 여럿 낳으면 야만인처럼 취급받던 우리네 어머니 시절 구시대적 착오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 경제 발전 너무 중요하다. 로봇이 인간 영역 많은 부분을 대체해도 마지막 끝에서는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건 로봇을 만드는 사람도 안다. 사람이 있어야 가치를 만들던 경제 활동을 하던 할 것 아닌가요. 그러니 여성들에게 젊은 날 일에만 매달리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그들은 어머니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여성성을 보호받아야 하는 난포를 가지고 태어난 미래 예비 인력을 품은 사람들입니다. 무시하지도 말고 차별하지도 말아 주세요. 인류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오늘은 여기까지. 끝. ^^

매거진의 이전글 약가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