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달의 계곡

2017.09.02

by 한서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의 연락이 점점 뜸해지고 있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13시간의 시차 때문에도 그렇고 다들 바빠서 그렇겠지만 외딴 섬에 홀로 버려진 느낌이 점점 들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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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Valle de la luna(달의 계곡)에 다녀왔다. 전문 가이드와 사무소 현지 직원 이리스와 함께 다녀왔는데 내 임지인 메카파카로 가는 길에 달의 계곡이 있기 때문에 가는 길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가이드는 차에 올라 달의 계곡까지 가는 내내 라파스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지난 번에 teleferico를 탔을 때 디아블로 산을 왜 디아블로라고 하는지가 궁금했었는데 마침 디아블로가 눈에 보여서 질문을 했더니 그는 저 산이 마치 악마의 이빨같아보여 디아블로라고 한다고 했다.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80629171836_0_crop.jpeg Diablo


달의 계곡은 라파스 시내의 남쪽에 위치한 Mallasa에 위치해 있다. 언젠가 듣기로 이 곳의 이름이 원주민들의 언어로는 '영혼의 계곡'이라고 불렸다고도 한다. 그러나 닐 암스트롱이 와서 이 곳의 지형이 식물이 자랄 수 없는 달의 지형과 같다고 해서 '달의 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이 곳에는 아주 높이 솟아있는 기둥을 비롯해 밑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까지 존재한다.


20180413_153903.jpg 달의 계곡


이 지형은 돌이 아니라 진흙이 단단하게 굳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비가 내릴 때마다 형상이 조금씩 바뀐다는 가이드의 말을 들은 후엔 이 곳을 걸어 갈 때 왠지 더 발 밑을 조심해야만 할 것 같았다. 자칫하다가 미끄러운 바닥에 발을 헛디딘다면... 으! 상상만해도 소름이 끼친다.

20180413_161815.jpg 달의 계곡의 피리부는 사나이


조금 걷다보니 휴대폰을 들고 누군가와 영상통화를 하는 한 관광객이 보였다. 그는 자신은 아르헨티나에서 왔다며 지금은 이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중반부터 그를 만나 달의 계곡의 출구까지 동행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에 또 보자!'라는 말로 헤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스낵으로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볼리비아 전통 샌드위치라고 하는 것을 먹었는데 길거리 음식이 다 그렇 듯 위생적이진 않았다. 먹다가 머리카락인지 털인지 모를 무언가가 나온 것을 보고 아, 역시.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같이 간 현지 직원의 추천이었기 때문에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배탈이 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달의 계곡은 오전에만 잡혀있던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오후에는 각자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볼리비아에 와서 처음으로 갖는 혼자만의 시간이었는데 오랜만에 재충전하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덕분에 밀린 글도 썼고 오랜만에 낮술로 우아리 맥주와 감자칩도 먹으면서 못봤던 한국 예능도 보고 낮잠도 자고 아주아주 아주 편안하고 평안한 하루였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잠을 늦게까지 자지 않고 있는데 왜인지 오늘은 새벽까지 공부를 하다가 자야할 것같은 기분이 든다.


<Diablo 출처: https://www.pinterest.es/pin/421227371390616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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